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지만 백신 접종과 함께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자 소비 심리가 크게 회복됐다. 시중 유동성 확대와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도 겹쳐 향후 물가가 오를 것으로 보는 심리는 강해졌다.
한국은행은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100.5로 전월 대비 3.1포인트 오르며 석 달 연속 상승했다고 26일 밝혔다. CCSI가 장기 평균치인 100을 넘은 것은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지난해 1월(104.8)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소비심리가 100을 넘으면 낙관적, 그 아래면 비관적으로 해석된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개시와 수출 호조 등으로 경기와 가계 재정 상황에 대한 인식이 개선돼 지수가 상승했다”며 “CCSI를 구성하는 6개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가계 수입을 제외한 지수들이 장기 평균선에 근접해 정상으로 회복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만 완화되면 보복 소비 등 소비 심리가 큰 폭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 지난 1년간 인식을 보여주는 물가 인식과 향후 1년간 전망을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각각 2.1%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올랐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019년 7월(2.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다고 생각해 인플레이션이 곧 오지 않을까 생각하는 듯하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나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한편 주택 가격 전망 CSI는 124로 전월 대비 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역대 최고인 132를 기록한 뒤 하락세다. 한은은 정부의 대도시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과 다주택자 세금 증가 등이 집값 상승 기대 심리를 누그러뜨린 것으로 풀이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