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전선 업체인 대한전선(001440) 인수전이 호반건설과 글로벌세아의 2파전 쪽으로 흐르고 있다. 다만 호반건설은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가 변수로 남았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의 최대주주 IMM 프라이빗에쿼티(PE)와 매각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CS)는 주요 원매자를 대상으로 본입찰을 진행했다.
IMM PE 측은 적격 인수 후보자(쇼트리스트)로 호반건설과 글로벌세아·베인캐피탈 등 4곳을 선정했는데 본입찰에도 후보자 대부분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유력한 전략적투자자(SI)가 참여해 사실상 2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매각 대상은 IMM PE가 특수 목적 법인 니케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대한전선 지분 40%를 포함한 하나은행 등 특별 관계자 지분 54.03%다. 대한전선의 최근 시가총액이 9,000억 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거래 가격은 4,000억 원을 전후하는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세아는 IMM PE가 시장에서 매각하는 포트폴리오에 연이어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보이며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글로벌세아가 지배하고 있는 세아상역은 지난 2019년 태림포장(011280)(58.85%)과 태림페이퍼(52.2%), 태림판지(100%)를 인수해 골판지 원지 사업에 진출했다.
호반건설은 2014년 대한전선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을 때부터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그린 뉴딜 사업의 한 축인 해상 풍력발전 진출을 고려해 이번에도 인수를 검토했다. 해상 풍력발전에 쓰이는 해저케이블을 만들 수 있는 기업은 국내에서 LS전선과 대한전선뿐이다. 다만 호반건설은 특별 세무조사를 받게 되면서 인수전 완주가 불투명해졌다. 이달 25일 ‘국세청의 특수부’라고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서울 양재동 호반건설 본사에 조사관들을 보내 세무·회계 자료 등을 가져갔다. 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대기업의 탈세, 비자금 조성 등의 특별 조사를 주로 담당한다. 최근 호반건설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지정 자료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일부 계열사 자료를 누락했다는 의심을 받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SI인 글로벌세아가 거래의 협상권을 쥐게 될 가능성은 더 커졌다.
한편 IMM PE는 인수 5년 만에 투자금 회수에 나선다. 2015년 경영난을 겪고 있던 대한전선을 블라인드펀드 로즈골드 2호의 자금 약 3,000억 원으로 인수했다. 인수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장외 매각을 통해 주식 일부를 처분하며 거래 규모를 기존 55%에서 40% 수준으로 낮췄다.
/조윤희·임세원 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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