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호 농심 회장이 27일 별세했다.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신춘호 농심 회장까지 세상을 떠나면서 형제의 갈등은 결말을 내지 못한 채 끝이났다.
신춘호 회장과 신격호 회장의 갈등에서 태어난 것이 ‘농심’이다. 신춘호 회장은 신격호 회장을 따라 일본 롯데에 재직하던 당시 라면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신격호 회장은 ‘시기상조’라고 반대하고 그럼에도 신춘호 회장은 형의 만류에도 라면사업에 뛰어들기로 했다. 이 때부터 둘 사이의 갈등은 시작됐다.
1965년 신춘호 회장은 롯데공업을 차리면서 본격적으로 라면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때부터 둘째동생인 신춘호 회장과 신격호 회장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끝내 신격호 회장은 신춘호 회장에게 ‘롯데’자를 빼라고 통보했고 신춘호 회장은 1978년 롯데공업을 농부의 마음이라는 뜻을 담아 농심으로 변경했다. 이후 농심이 신라면과 새우깡 등 히트작을 내놓으면서 농심은 국내 굴지의 식품회사로 성장했다. 결국 두 형제는 의절했고 신춘호 회장은 선친 제사에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농심은 일찌감치 지주사 지분을 차등 배분하는 방식으로 후계를 정리해 경영권 분쟁의 소지를 막아 놓으면서 롯데가의 형제의 난이 일어날 때마다 비교됐다. 또 지난해 형 신격호 회장이 9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음에도 빈소에도 찾지 않았다. 다만 당시 신격호 회장의 빈소에는 신동원 농심 부회장과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을 대신 보냈다. 당시 일각에서는 끝내 형제의 난이 봉합되지 않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형윤 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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