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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그룹 ‘LX홀딩스’ 탄생…사명 논란 어쩌나

주총서 신설지주회사 설립 안건 순조롭게 통과

한국국토정보공사 같은 사명에 갈등 예고

법정 다툼으로 5월 출범에 ‘찬 물’ 끼얹나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 트윈타워/서울경제DB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이끄는 신설 지주 LX그룹이 계열분리를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 26일 열린 (주)LG 총회에서 ‘(주)LX홀딩스’를 신설해 분할하는 안건이 통과된 것이다. 향후 LX그룹은 LG상사(001120), LG하우시스(108670), 실리콘웍스(108320), LG MMA 등 4개 자회사를 관리하게 된다. 다만 그룹명 ‘LX’를 두고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한국국토정보공사(LX)가 사용 중지를 요구하고 있어 사명을 두고 갈등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LG는 이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4개 자회사 출자부문을 분리해 신설 지주회사 ‘(주)LX홀딩스’를 설립하는 지주회사 분할계획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특별결의 사안인 분할 안건의 경우 전체 주식의 3분의 1 이상,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되는데, ㈜LG 주총 총 참석률은 89.2%였으며 이 중 76.6% 찬성했다. 분할이 승인됨에 따라 존속 지주회사 ‘㈜LG’와 신설 지주회사 ‘㈜LX홀딩스’의 2개 지주회사로 재편돼 5월 1일 공식 출범하게 됐다. LG측은 두 지주회사가 독립 및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해 사업관리 영역 전문화, 사업구조 고도화 등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본준 LG그룹 고문/서울경제DB


존속 지주회사 ‘㈜LG’는 전자·화학·통신서비스 영역에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고 배터리, 대형 OLED, 자동차 전장 등 성장동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신설 지주회사 ‘㈜LX 홀딩스’는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업회사들을 주력기업으로 육성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앞서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고문이 LG상사를 이끌고 계열에서 분리토록 하기 위한 ㈜LG의 분할안을 지난해 11월 발표한 바 있다.

이날 주총 분할 안건을 두고 국민연금의 선택이 주목을 받았다.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LG 계열 분리 안건에 반대해 외국인 주주들의 비협조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LG 지분 7.81%를 보유한 2대 주주로 국민연금까지 반대할 경우 기업 분할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우려보다 높은 찬성 비중으로 분할 안건이 통과되면서 LG는 새로운 경영 환경을 순조롭게 맞이하게 됐다.





5월 출범 예정인 LX 그룹이 당장 직면한 문제는 사명 갈등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LX홀딩스는 지난 4일 상표출원 신청을 언론에 알리며 LX 사명 사용을 공식화했는데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한국국토정보공사(LX)가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김정렬 LX 사장은 자료를 통해 “LX는 국토부 산하 준정부기관으로서 특정인, 특정기관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는다”며 “LX홀딩스의 상표 출원은 준정부기관인 LX의 공공성을 훼손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그는 “LX가 10년 넘게 추진해온 브랜드 사업에 상당한 피해가 우려되고 국민이 혼동할 우려가 높다”며 “향후 지주사가 업역을 확대한다면 그간 LX가 쌓아온 주지성과 차별성이 흔들릴 위험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LX는 2018년부터 ‘비전2030’을 통해 ‘스마트 사회를 선도하는 국토정보 플랫폼 기관’으로 선언하고 정부의 한국판 뉴딜에 따라 LX디지털트윈 등 SOC 디지털화 사업을 추진 중인데 LG상사가 사명에 LX를 쓰면 혼동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법률적 조치를 예고하기도 했다. 당장 LX는 국회 등과 함께 공공기관의 유사명칭 사용을 금지하는 제도적 보완에 적극 나서는 한편, 가처분신청 등 법률적 조치로 상표출원을 제지한다는 방침이다. LX는 2012년부터 LX대한지적공사, LX한국국토정보공사, LX뉴스, LX국토정보플랫폼 등 다양한 상표출원을 했으며, 최근에는 LXTV, LX디지털트윈, LX국토정보플랫폼 등을 추가로 신청했다.

/이경운 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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