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 날씨에 상춘객들이 제주도로 몰리면서 2월 내국인 면세 매출이 크게 늘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지친 내국인들이 국내 대표 관광지인 제주도로 몰리면서 덩달아 면세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3월 들어서는 하루 3만 명 이상이 제주도를 찾고 있어 당분간 내국인 면세 매출은 증가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반 토막난 상태다.
27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2월 면세점 매출액 중 내국인 매출액은 549억 7,968만원으로 전월 383억 3,785만원 대비 43.4% 증가했다. 내국인 방문객 수도 41만 3,978명으로 전월 28만 4,356명보다 크게 늘었다. 다만 여전히 작년 같은 기관과 비교하면 절반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면세업계는 봄을 맞아 제주도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들이 증가했기 때문에 면세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제주를 찾은 누적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21.4% 증가했다. 지난 1월 47만 명으로 줄었던 제주도 입도객은 지난 2월 76만 명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에 일부 특급호텔들도 만실에 가까운 예약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로 전해졌다.
이달 들어서도 제주를 찾은 누적 관광객이 25일 기준 66만 3,557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주말에는 하루 최대 3만 5,000명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표적 봄 축제인 벚꽃축제와 청보리축제 등을 일찌감치 취소했지만 코로나19에 지친 관광객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면세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주 여행에 무국적 비행 여행까지 내국인들의 관광 수요 덕분에 근근히 버티고 있다"며 "소폭이지만 당분간은 내국인 면세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면세업계 큰 손인 외국인 관광객은 전월보다 더욱 줄어들며 전체 면세점 매출과 방문객 수를 끌어내렸다. 지난 2월 면세점 외국인 방문객 수는 4만4,044명으로 전월 대비 1만 명 이상 줄어들었다. 매출액도 1조1,1137억원으로 전월 대비 17% 감소했다. 현재 면세점을 찾는 외국인의 대부분은 중국인 '보따리상인'데 지난해 11월부터 한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을 통해 중국에 들어가려면 국적에 상관없이 탑승 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두 차례 받아야 하는 등 입출국 절차가 한층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봄이 와서 내국인 관광객들이 늘었지만 면세점 방문객 수나 매출이 좋아지기까지는 아직 멀었다"며 "백신 접종이 더욱 확대되고 국가 간 이동이 자유로워질 때까지는 보릿고개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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