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행정부의 2차 경기부양책인 3조 달러(약 3,400조 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이 가시화되면서 인프라·신재생 등 정책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인프라·신재생 관련 종목은 바이든 대통령 당선 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리라는 기대감에 ‘바이든 수혜주’라 불리며 큰 주목을 받았지만 정작 새 정부 출범 후로는 관련 법안 처리가 뒤로 밀리며 주가 역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다. 하지만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이 본격화되고 경기 회복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이번 대규모 투자 계획까지 확정된다면 국내외 관련 주가 다시 한번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31일(현지 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를 방문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투자 대상은 크게 실물 인프라와 교육 등 인적 인프라로 알려져 있는데 주식시장이 주목하는 분야는 실물 인프라에 대한 투자다. 특히 노후화된 도로 등 공공 인프라에 대한 투자와 친환경 중심의 인프라 투자, 5G 인프라 개선 등에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증권가는 이중에서도 노후화된 공공 인프라 투자에 먼저 주목할 것을 권하고 있다. 미국은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50~1960년대에 인프라 건설을 집중적으로 단행했고 이후 이렇다 할 보수·신규 투자를 하지 못했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주요 인프라 설비의 노후화가 이뤄진 점은 명백한 사실이며 지난해 민주당이 발의한 인프라 법안에서도 전통 인프라 분야에 속하는 사업 내용들의 예산 비중이 높았다”며 “재원 조달 등의 문제로 인프라 투자를 나눠 진행할 경우 양당의 공감대가 형성된 전통 인프라 투자가 선제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노후 공공 인프라 투자와 관련해 상장지수펀드(ETF)인 ‘Global X US Infrastructure ETF(티커명 PAVE)’와 미국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 철강업체 US스틸 등에 주목할 것을 권하고 있다. 더불어 미국 내 사업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건설장비, 철강기업 등에도 관심을 가지길 권했다. 국내 건설장비 업체 중 북미 매출 비중이 73%에 이르는 두산밥캣(241560)과 미국 휴스턴에 강관생산법인을 보유하고 있는 세아제강지주(003030) 등이 대표적이다.
친환경·신재생에너지와 5세대(5G) 인프라 투자도 증권가가 주목하는 분야다.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투자에 대해서는 공화당의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아 정책 집행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역점 사업이라는 점에서 이번 발표에는 포함되리라는 관측이 높다. 실제로 뉴욕타임스는 바이든 정부가 기존 인프라 개선뿐 아니라 청정에너지·5G 인프라 확충을 위해 미래 고성장 사업을 지원한다는 법안의 내용도 준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해당 소식이 알려진 22일(현지시간) 태양전지 패널업체 선파워(SPWR) 등의 주가가 8.10% 뛰는 등 오랜만에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의 주가가 줄줄이 올랐다.
국내 친환경 기업들 중에서도 미국 사업을 활발히 하고 있는 기업 위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화솔루션(009830)은 미국 친환경 투자 확대 정책에 따라 그린에너지 사업부문인 한화큐셀이 성장 모멘텀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현대일렉트릭(267260)도 친환경 인프라 건설에 따라 중고압 전력기기의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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