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 시스템반도체 업체인 매그나칩반도체가 중국계 사모펀드에 매각된다. 기술 유출로 한국 반도체 업계에 중장기적 타격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매그나칩은 29일 자사 미국 본사 주식 전량을 중국계 사모펀드인 와이즈로드캐피털과 관련 유한책임출자자들에게 매각하기 위한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 거래 규모는 14억 달러(약 1조 6,000억원)로 알려졌다. 매그나칩은 SK하이닉스(000660)(당시 하이닉스반도체)의 비메모리 부문이 미국 자본에 인수된 후 뉴욕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지만 임직원 대부분이 한국인이고 사업장도 모두 국내에 있어 한국 반도체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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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계에선 이번 매각으로 매그나칩이 보유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칩 관련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과거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하이닉스반도체의 LCD 사업부가 분사해 만들어진 하이디스를 인수한 후 기술력을 흡수해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LCD 1위 업체가 된 것처럼 OLED 핵심 기술이 중국 업체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매그나칩은 “매각 완료 이후에도 본사와 생산시설, 임직원들은 그대로 한국에 남는다”며 “매그나칩 사업 또한 매각 거래에 관계 없이 그대로 추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향후 매각 과정에서 한국과 미국 당국의 승인이 필요할 수 있어 매그나칩 지분 거래에 난항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매그나칩이 보유한 기술이 정부가 규정한 ‘국가 핵심기술’에 해당할 경우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산업기술보호전문위원회가 매각을 반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거래의 이해 당사자인 주주들의 승인과 관련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허가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경운 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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