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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성 설계자, 홍장표 임명 반대" …'논란의 캠코더' 인사도 일단 정지

국책硏 수장 줄줄이 낙하산 예고 속

KDI 원로들 "洪, 경제 파괴" 성명

선임 날짜 재보선 뒤로 미뤄질 듯

홍장표 전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 수장에 줄줄이 낙하산 인사가 예고된 가운데 논란을 피하기 위해 선임 날짜를 선거 뒤로 미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고된 낙하산 인사에 한국개발연구원(KDI) 원로들은 홍장표 전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선임도 되기 전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29일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정치권에 따르면 KDI 원장에 홍장표 부경대 교수, 보건사회연구원 원장에 이태수 꽃동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관 모두 현 원장의 임기가 3월 29일까지이며 원장후보자심사위원회에서 후보군을 3배수로 압축한 상태다.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조금이라도 뒷말이 나오고 시끄러울 수 있는 인사여서 일단 재보궐선거 뒤로 미루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이었던 ‘소득 주도 성장’ 설계자인 홍 교수는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과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저소득층의 고용 대란을 야기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KDI 원장은 대부분 관료나 거시경제학자, 아니면 내부 출신이었고 홍 교수와 같은 노동경제학자는 없었다.



보사연 원장 후보인 이 교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기획분과위원 출신으로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교육개발원장 후보로 꼽히는 김홍수 부산대 교수는 민주당 부산시당을 거쳐 현 정부 초대 교육문화비서관 출신이다.

연구기관 내외부에서는 정권 말 친정부 ‘보은 인사’로 주요 싱크탱크의 수장 자리를 채우는 것에 대한 비판이 강하게 제기된다. 거시 경제 정책을 진단하고 정부를 견제해야 하는 국책연구기관의 독립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여기다 새 정권이 출범하면 국책연 원장들이 줄줄이 사표를 냈던 과거와 달리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의 영향으로 이번에 임명된 기관장들은 다음 정권 초반까지 임기를 보장받을 가능성이 높아 ‘알박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 때문에 KDI에 재직했던 최광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좌승희 전 한국경제연구원장, 강정모 경희대 명예교수 등 원로 연구자(연우회) 19명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문제의 인사는 전대미문의 정책으로 경제를 파괴하고 민생을 질곡에 빠뜨린, 경제 원론적 통찰력도 부족한 인사”라면서 “망국적 경제정책 설계자가 KDI의 수장으로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국민을 우롱하고 무시하는 처사”라고 홍 교수의 KDI 원장 임명을 공식적으로 반대했다.

KDI뿐만 아니라 산업연구원과 조세재정연구원(4월), 행정연구원(5월), KDI국제정책대학원(6월), 국토연구원(7월) 등도 줄줄이 원장 교체가 예정돼 있어 돌려 막기 인사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음 달에는 한국전력 산하 발전 자회사 사장도 선임할 것으로 보이는데 발전사 노조는 낙하산 임명에 반발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세종=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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