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 이어 미국 증시 상장을 예고한 장보기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컬리가 전국구 서비스로 거듭난다. 국내 최대 규모의 신선 물류센터인 김포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올 상반기 중 새벽 배송 권역을 세종과 대전 등 수도권 바깥 지역으로 확대한다. 온라인 쇼핑 성장에 지난해 매출이 2배 넘게 늘어나며 미 증시 상장에 도전장을 내민 마켓컬리는 서비스 지역 확장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는 30일 경기 김포물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수도권에서만 서비스 중인 마켓컬리 새벽배송을 상반기 중에 수도권에서 가까운 인구밀집지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확한 서비스 지역은 2~3주 안에 공개될 예정이며, 세종과 대전 등 수도권 근교 대표 지역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김포물류센터가 가동을 시작하면서 하루 평균 처리 가능 주문량이 기존 약 22만 상자에서 44만 상자로 2배 가량 늘었다"며 "이번 물류센터 확장과 서비스 지역 확대가 국내 대표 새벽배송 기업으로서 더 큰 성장을 이루기 위한 도약의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켓컬리는 지난 2015년 국내 최초로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시작한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다. 출범 당시 5만 명 수준이었던 가입자는 지난해 700만 명을 넘어섰다.
마켓컬리가 기존 수도권 중심의 서비스를 지방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된 것은 지난 달 문을 연 김포물류센터 덕분이다. 약 300억 원을 투입해 설립한 김포물류센터는 총 2만 5,000평 크기로, 컬리가 기존에 운영하던 물류센터 3곳의 면적을 모두 합한 것보다 1.3배 크다. 냉장·냉동·상온센터를 모두 갖춰 상품의 신선도 유지에 최적화돼 있다.
특히 김포 물류센터는 LG CNS의 기술력을 합해 개발한 새로운 자동화 시스템인 'QPS'(Quick Picking System)를 도입, 생산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상품이 레일을 타고 이동하면서 작업 동선을 최소화해 같은 주문량을 처리해도 기존 서울 장지물류센터보다 20% 적은 인력으로 가능하다. 마켓컬리는 서울 송파구에 있는 장지 물류센터는 수도권 동남권을, 김포 물류센터는 서북부 지역을 각각 맡도록 해 배송 효율을 끌어올리는 한편 수도권에서 가까운 지역으로까지 새벽배송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상장과 서비스 확대 등을 앞둔 김 대표는 향후 성장 여력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비식품, 도서 등은 온라인 시장 침투율이 80%에 육박하지만, 식품은 아무리 높게 봐도 20%가 되지 않는다”며 “게다가 식품 시장은 소매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이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충분한 사업 기회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마켓컬리의 지난해 매출액은 9,523억 원으로 작년 대비 123.5%나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영업손실은 1,16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0억 원이 늘어났다. 김 대표는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 수익성은 나올 수밖에 없다"며 "적절한 효율성을 확보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면 수익성은 개선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또 그는 마켓컬리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묻는 말에 "글로벌하게도 온라인 식품 시장은 기회가 많다고 생각해서 필요하다면 고려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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