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의 손정의 회장이 쿠팡의 일본 진출을 타진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쿠팡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과정에서 이미 해외 진출을 천명했고 소프트뱅크가 대주주인 만큼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다. 이럴 경우 일본 e커머스 시장 개척을 위해 쿠팡과 네이버가 손을 잡아 강력한 연합체가 결성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로이터통신은 30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Z홀딩스를 통해 쿠팡의 일본 서비스 도입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Z홀딩스는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야후재팬이 경영 통합을 위해 지난 1일 출범시킨 중간 지주회사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양사가 지분을 절반씩 갖는 합작법인 ‘A홀딩스’를 출범시키고, A홀딩스 산하의 Z홀딩스가 라인과 야후재팬을 운영토록 했다. Z홀딩스는 네이버 라인과 야후 재팬이 합쳐져 일본 최대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야후재팬과 경영통합을 이룬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중 ‘스마트스토어’의 일본 시장 진출을 예고한 바 있다. 특히 오는 6월에는 스마트스토어와 라인을 결합한 ‘메신저 커머스’를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실제로 Z홀딩스를 통해 쿠팡의 일본 진출이 현실화되면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1위를 다투는 네이버쇼핑과 쿠팡이 일본에서는 경쟁 관계가 아닌 새로운 관계 설정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일본 진출 가능성이 제기된 배경에는 일본 e커머스 시장의 규모와 성장성이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일본 e커머스 시장의 규모는 1,025억 달러로 한국(1,049억 달러)에 이은 세계 5위 시장이다. 그러나 큰 규모와 달리 e커머스 침투율은 13% 대에 불과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 받는다.
다만 실제 시장 진출 시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현재 일본의 e커머스 시장은 아마존재팬과 라쿠텐이 압도적 점유율로 사실상 시장 과점을 하고 있다. 쿠팡과 아마존의 사업적 모델이 비슷한 점을 고려할 때 쿠팡이 이미 시장을 선점한 아마존재팬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시장에서는 쿠팡의 일본 진출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쿠팡의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5.70% 뛴 46.01달러를 기록했다. 5% 상승은 상장 이후 처음이다.
/백주원 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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