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외환당국이 외환시장에서 실시한 외환 순거래액이 115억 4,300만 달러 규모인 것으로 공개됐다. 달러 매수액보다 매도액이 더 많았다는 의미로 외환당국이 적극적인 매수 개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31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외환시장 안정조치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외환 순거래액은 115억 4,300만 달러다. 총매도액에서 총매수액을 제외한 순거래액만 공개하기 때문에 실제 매수와 매도 규모는 알 수 없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외환당국은 적극적으로 개입에 나섰다. 지난해 1분기는 58억 5,100만 달러를 순매도한 데에 이어 2분기에 3억 4,500만 달러를 순매도했다. 외환시장이 안정된 3분기에는 0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4분기 들어 환율 변동이 급격해지면서 매수 개입에 집중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41원 93전에서 11월 1,115원 20전, 12월 1,094원 50전 등으로 급격히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16원 40전으로 전분기(1,187원 96전) 대비 6%(71원 56전)나 급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경제 지표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다른 나라에서 비해서 원화 가치 절상 속도가 빠른 점을 고려해 개입했다”며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거나 시장 불안이 나타날 경우 시장 안정화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환당국은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은 해당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미국 재무부는 환율보고서를 통해 환율조작국을 발표하는데 외환순매수가 급증할 경우 요건에 해당될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연간으로 봤을 때 지정 기준은 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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