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의 오름폭이 5개월 만에 줄어들며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에 금리 및 공시가격 인상으로 인한 보유세 부담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매수세가 감소하고 가격 상승폭이 축소된 것으로 분석됐다.
1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 종합(아파트·단독·연립주택 포함) 매매가격은 0.38% 올라 전월(0.51%)보다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서울 집값은 작년 10월 0.16%에서 11월 0.17%로 오른 뒤 12월 0.26%, 올해 1월 0.40%, 2월 0.51%로 매달 상승폭을 키워와 5개월 만에 상승폭이 축소된 것이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2월 0.67%에서 지난달 0.49%로 오름폭이 줄었고, 연립주택(0.29%→0.21%)과 단독주택(0.37%→0.34%)도 상승폭이 둔화했다. 부동산원은 "규제 완화 기대감이 있는 재건축 단지와 중저가 단지 위주로 집값이 올랐으나 2·4 대책에 따른 공급 기대감, 금리·공시가격 인상, 보유세 부담 등이 영향을 미쳐 전체적인 상승폭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북권은 노원구(0.68%)와 마포구(0.35%)의 역세권 위주로 집값이 올랐고, 도봉구(0.55%)는 교통·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 위주로 상승이 이어졌다. 강남권은 강남구(0.45%)와 양천구(0.43%)가 재건축 단지 위주로 올랐고 서초구(0.46%)는 대단지 위주로 가격이 올랐다. 송파구(0.45%)와 강동구(0.31%)의 경우 중저가 단지 위주로 집값이 강세를 보였다.
수도권 주택가격은 0.96% 상승했다. 전달 1.17%의 상승률을 기록해 2008년 6월(1.80%) 이후 12년 8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였던 것에 비하면 다소 진정된 것이다.
수도권 집값 역시 서울처럼 작년 10월 0.30%에서 11월 0.49%로 상승폭이 커진 뒤 12월 0.66%, 올해 1월 0.80%, 2월 1.17%로 4개월 연속 오름폭을 키우다가 지난달 상승세가 누그러졌다.
경기는 1.63%에서 1.28%로 상승폭이 둔화했으나 인천은 1.16%에서 1.31%로 상승폭이 커졌다. 경기에서는 GTX C노선 정차 기대감이 있는 의왕시가 2.90% 오른 것을 비롯해 역시 C노선 연결 기대감이 있는 안산 단원구(2.34%)와 교통 호재가 있는 시흥시(2.30%), 안양 동안구(1.99%) 등이 상승을 주도했다. 인천도 GTX B노선이 지나는 연수구(3.24%)와 서구(1.43%)를 중심으로 올랐다.
지방 역시 0.64%에서 0.53%로 상승폭이 줄었다.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는 0.77%로 전월(1.00%) 대비 오름폭이 감소했다. 대전(1.26%→1.18%), 대구(1.30%→1.11%), 부산(0.99%→0.66%), 울산(0.85%→0.47%), 광주(0.40%→0.34%) 모두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주택 전세 역시 매매와 비슷한 분위기다. 전국 기준 주택 전셋값은 0.64%에서 0.46%로 상승폭이 축소됐다. 서울도 0.29% 올라 전월(0.42%) 대비 적게 올라 3개월 연속으로 상승폭이 둔화했다. 인천이 0.92%에서 0.95%로 상승폭이 소폭 커졌지만, 서울과 경기(0.87%→0.56%)가 오름폭을 줄이며 수도권 전체로는 0.72%에서 0.51%로 상승폭이 줄었다. 5대 광역시의 주택 전셋값은 0.84%에서 0.59%로, 8개도는 0.36%에서 0.29%로 각각 상승폭이 감소했다.
월세 역시 전국 기준 0.19%에서 0.14%로 오름폭이 줄었다. 월세는 인천이 0.26%에서 0.35%로 상승폭을 키웠으나 서울(0.13%→0.08%)과 경기(0.24%→0.15%)가 상승폭을 줄이면서 수도권(0.21%→0.15%) 전체로는 오름폭이 줄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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