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경 문제가 부각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친환경 차 라인업을 늘려가고 있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오는 2030년까지 승용차 신차를 모두 전기차 위주로 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일찍이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을 시행했던 중국도 2020년 전기차 판매량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7.1%를 차지하며 빠르게 침투율을 높여가고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 산업에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한 번 더 생각해본다면 전기차가 보급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하게 될 내연기관차의 처리 및 재활용 문제 역시 투자자로서 관심을 가져야 할 이슈다.
중국의 경우 2020년 기준 등록된 내연기관차량 대수는 총 2억 7,500대가량이다. 불법 개조돼 운행 중인 차량까지 합치면 3억 대가 넘을 것으로 추정한다. 중국은 현재 폐차율(연간 등록 차량 대비 폐차의 수)이 4%에 불과하지만 차량 보급률이 포화 상태에 이른 점과 노후 차량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점을 감안하면 선진국 수준인 8%까지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향후 5년간 폐차되는 차량의 숫자는 보수적으로 추산해도 8,000만 대 이상이다. 한 대당 폐차 재활용 가치 6,400위안, 폐차 회수율은 선진국 수준으로 점진적 상향한다는 가정을 하면 2025년께 폐차 재활용 시장의 규모는 약 10조 원, 연평균 31%의 고성장을 나타내는 산업이 될 것이다.
거린메이는 중국 민간 기업 중 폐자원 처리 생산능력이 가장 큰 회사다. 전국 16개 순환 단지에서 연간 400만 톤 이상의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폐차의 경우 연간 70만 톤(30만 대 이상)을 처리할 수 있는 공정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15년 2차전지 소재 회사인 강소개력극(Kailik)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해 양극재 소재인 전구체 판매를 주요 성장 드라이버로 삼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전구체 생산에 필요한 코발트와 니켈의 원료 조달(소싱)에 폐차,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추출한 재생 원료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폐차에서 희유금속은 5㎏, 폐배터리(NCM811)는 50㎏ 이상 추출된다. 현재 거린메이의 전구체 생산에서 코발트의 30%, 니켈의 50%를 재활용 소재로 대체하고 있다.
한마디로 도시광산 비즈니스 모델이다. 값싼 원재료를 통해 거린메이는 전구체 비즈니스의 총매출이익률(GPM)이 22%로 경쟁사보다 5~6% 높다. 시장점유율도 20%로 글로벌 1위다. 향후 늘어나는 폐차의 재활용을 통해 원재료의 대체 비율은 높아질 것이고 전기차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면서 거린메이의 향후 외형 성장과 수익성 모두 긍정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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