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로 인한 작황 부진과 재배면적 감소로 대파 가격이 1년 전보다 305.8% 폭등했다. 농축수산물을 중심으로 식탁 물가가 껑충 뛰면서 서민들의 장바구니만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파 가격은 1994년 4월(821.4%) 이후 27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상승 폭(227.5%)보다 확대된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마트에서 1,000~2,000원이던 대파 한 단 가격이 3~4배 오르면서 ‘금파’로 불리기도 하고, 직접 집에서 파를 길러서 먹는 ‘파테크’까지 나오고 있다. 고깃집이나 정육점에서 서비스로 주는 ‘파채(파절이)’도 사라졌다. 농산물유통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대파 1kg 평균 소매가격은 6,399원으로 1년 전(1,968원)보다 3배 이상 비싸다. 대파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지난해 장마, 태풍, 폭설로 인해 출하량이 급감한 탓이다. 다만 통계청은 이달 조생종이 나오면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동월대비 13.7%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1.08%포인트 끌어올렸다. 이 중 농산물은 1년 전보다 19.2% 뛰었다. 신선식품지수도 16.5% 증가했다. 사과(55.3%), 달걀(39.6%), 고춧가루(34.4%), 쌀(13.1%), 국산 쇠고기(11.5%), 돼지고기(7.1%) 등이 줄줄이 올랐다. 가공식품도 출고가가 많이 인상되면서 1.5% 올랐다. 개인서비스 중 외식물가는 1.5% 상승해 2019년 9월(1.3%) 이후 최대 상승 폭을 나타냈다. 구내식당 식사비와 생선회값이 오르는 등 재료비 인상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2개월 만에 최고치인 1.5%로 두 달째 1%대를 이어갔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수산물 가격이 작년 작황부진과 조류인플루엔자(AI) 등으로 두자릿수 상승했다”며 “대면서비스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가격도 오르며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세종=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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