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베프, 바프(HBAF). H는 묵음이야.”
허니버터아몬드로 유명한 길림양행의 아몬드 브랜드 광고 후반부에 모델 전지현이 속삭이듯 던지는 대사다. ‘건강하면서 놀라운 맛(Healthy But Awesome Flavors)’의 약자인 바프는 길림양행이 지난 1988년 만든 브랜드명으로 꾸준히 사용해왔지만 평소 아몬드를 즐겨 먹는 소비자 사이에서도 익숙지 않았다. 그러나 광고가 공개된 후 전지현 못지않게 이 카피가 회자되면서 바프의 온?오프라인 매출은 광고 온에어 전후로 약 170% 상승하는 효과를 거뒀다.
수능 금지곡을 연상시키는 중독성 강한 광고 카피가 주목받고 있다. 후크송처럼 브랜드명을 반복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각인시켜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4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처음 공개된 길림양행 광고는 3주 만에 유튜브 등 온라인상에서 누적 조회 수 300만 건을 넘어섰다. 이 광고는 전지현이 일상 속에서 다양한 맛의 바프를 즐기는 장면을 담았다. 특히 이번 광고에서 모델 전지현 못지않게 회자되고 있는 부분은 “H는 묵음이야”라는 광고 문구다. 읽기 난감했던 브랜드명을 바프라고 소개하면서 전지현의 능숙한 표정 연기가 더해지자 소비자들 사이에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 이 광고를 제작한 이환석 제일기획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는 “바프라는 브랜드명을 어떻게 소비자에게 재미있고 쉽게 각인시킬 수 있을지에 주안점을 두고 제작했다”며 “모델 전지현과 여러 광고적 장치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효과를 기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브랜드명을 중독성 있게 부각해 화제가 된 광고는 더러 있었다. 대표적으로 작년 1월 출시한 한국GM 쉐보레의 트레일 블레이저 광고도 ‘트레일’과 ‘블레이저’ 두 단어의 라임이 반복되는 후크송과 댄서들의 리듬감 있는 댄스로 2주 만에 600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트레일블레이저의 광고를 접한 시청자들은 “볼수록 빠져드는 새로운 수능 금지곡” “계속 광고를 찾게 되는 중독성” 등 내용으로 수백 개의 댓글을 달았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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