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스닥 상장사들은 연중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행 속에서도 깜짝 실적을 낸 기업들이 속출하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했다. 다만 숙박·음식, 오락·문화 등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일부 피해업종 기업들은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코로나 쇼크’가 심각했다.
4일 한국거래소와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에 상장한 12월 결산법인 1,003개 사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 2019년과 비교해 12.10% 증가한 11조 3,716억 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197조 1,403억 원으로 전년 대비 3.44% 증가했고 당기순이익 역시 4조 6,717억 원으로 3.97% 늘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이 5.77%, 2.37%로 집계돼 전년 대비 각각 0.45%포인트, 0.01%포인트 상승하는 등 수익성 지표도 좋아진 모습이다.
하지만 코스닥 상장사들의 희비는 업종별로 크게 엇갈렸다. 코로나19 수혜를 입은 업종은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지만 피해 업종은 줄줄이 적자로 전환하는 등 업종별·기업별 양극화가 극심했던 것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기업 영업 환경이 극단적인 통제의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IT 업종 내에서도 코로나 수혜를 입은 언택트(비대면) 위주의 업종과 그렇지 않은 업종의 분위기는 달랐다. 지난해 소프트웨어와 디지털컨텐츠 업종 기업들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각각 12.15%, 13.16% 늘고 영업이익도 50.92%, 60.50%씩 증가했다. 반면 통신장비와 정보기기 등 하드웨어 분야는 매출액이 각각 16.11%, 13.74%씩 급감하고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이런 상황에서 IT 업종 기업의 전반적인 매출은 전년 대비 4.72%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58%, 26.82% 줄어들었다.
반면 비(非) IT 업종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증가 폭이 커지며 수익성이 개선된 모습이 두드러졌다. 비 IT 업종의 매출액이 전년 대비 2.17% 늘어난 것과 비교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4.02%, 41.71%씩 증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라는 위기에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 멘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비 IT 업종 가운데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 오락·문화의 실적 쇼크는 심각했다. 호텔 기업 등이 포함된 숙박·음식 업종의 경우 매출액이 전년 대비 29.34%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카지노·레저 기업 등이 속해있는 오락·문화 업종의 경우 매출액이 18.56% 줄었고 영업이익은 97.73% 급감했다. 2019년에도 적자 상태였던 두 업종은 지난해 적자 폭을 크게 키웠는데 특히 오락·문화 업종은 적자 규모가 전년 대비 5배 이상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흑자전환 기업보다 적자전환 기업이 많기도 했다. 2019년 적자에서 지난해 흑자로 돌아선 곳은 총 104개사였지만 흑자에서 적자 전환한 곳은 155개사에 달했다.
한편 지난해 순이익이 가장 높았던 코스닥 상장사는 다우데이타였다. 2019년보다 60.94% 늘어난 6,580억 여원을 순이익으로 챙겼다. 씨젠(5,031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2,404억원), 하림지주(1,736억원), SK머티리얼즈(1,52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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