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의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반도체 업황 강세 속에서도 3개월이 넘도록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갔던 삼성전자가 실적 발표를 계기로 반등의 모멘텀을 맞을 수 있을지 기대하는 것이다. 또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국내 코스피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줄줄이 예정돼 있기에 증시 전체의 향방을 관측하는 측면에서도 이목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기업들의 올해 실적이 크게 개선되리라는 기대를 선반영한 후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횡보하고 있는 증시가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 이후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7일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일단 증권가는 최근 삼성전자의 시장 전망치를 상향하는 등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동안 보고서를 낸 증권사 15곳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9조 5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45% 증가한 수치다. 특히 최근 1주 사이에 발간한 삼성전자 분석보고서의 평균 이익 전망치는 9조 3,000억 원 선까지 올라왔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8조 원 중후반대에 그쳤다는 점에서 실적 발표 시점이 다가올 수록 눈높이는 상향조정되는 셈이다. 키움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을 9조 2,350억 원으로 예상했고 케이프투자증권과 KB증권, 하이투자증권도 각각 9조 3,420억 원, 9조 1,000억 원, 9조 4,660억 원으로 전망했다. 특히 현대차증권은 지난달 31일 낸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10조 원을 넘을 것으로 관측하기도 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파운드리 선단 공정의 낮은 수율과 범세계적인 부품 공급난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의 이익 창출 능력에 대한 눈높이를 높일 필요가 있다”며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상당한 일회성 비용이 지출된다고 하더라도 메모리 가격 상승과 스마트폰·TV 출하량 등의 증가로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매수세도 삼성전자의 1분기 ‘깜짝 실적’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주(3월 29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 4,084억 원을 순매수했는데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 삼성전자(9,047억 원)였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런 흐름에 힘입어 1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 한 달 여 만에 8만 5,000원 선을 회복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실적 결과에 따라 증시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해 저금리의 힘으로 지수를 끌어올렸던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넘어가는 가운데 삼성전자 등 코스피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명쾌하게 드러난다면 증시도 다시 활기를 띨 수 있다는 것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삼성전자 잠정 실적 결과는 시장의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살펴야 한다”며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넘어서는 서프라이즈가 나온다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주가도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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