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회책임투자(SRI) 채권의 상장 잔액이 처음으로 100조 원을 돌파했다.
한국거래소는 6일 SRI 채권 관련 종합 정보 포털 ‘SRI 채권 전용 세그먼트’에 등록된 상장 잔액이 100조 3,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SRI 채권은 조달 자금이 환경·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창출하는 사업에 사용되는 채권이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 사회 공헌 채권 등으로도 불린다. SRI 채권은 지난 2018년(1조 3,000억 원) 대비 약 77배 성장했다. 최초 상장 후 50조 원 돌파까지는 24개월이 걸렸으나 50조 원에서 100조 원 돌파는 11개월 만에 달성했다. SRI 채권 상장 기관은 2018년 말 4곳에서 현재 62곳으로 늘어났고 상장 종목도 같은 기간 5개에서 678개로 급증했다.
국내 SRI 채권 수준은 해외 거래소와 비교해도 상장 잔액 및 종목 수에서 상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거래소(상장 잔액 40조 5,000억 원, 상장 종목 285개), 홍콩거래소(32조 5,000억 원, 46개), 유로넥스트 더블린(75조 7,000억 원, 202개) 등을 크게 앞섰고 유럽에서 상장 잔액이 가장 높은 유로넥스트 파리(181조 8,000억 원, 102개)보다 종목 수가 많았다. 기후채권기구(CBI)는 효율적인 시장 인프라, 친환경 분야의 광범위한 발행사 기반, 연기금의 강력한 투자자 기반 등을 이유로 들며 국내 SRI 채권 시장이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유엔 등이 사회 재건을 위한 지속 가능 발전 목표 등을 결의했고 국내에서도 정부가 그린뉴딜 정책 및 탄소 중립 등을 선언하면서 녹색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환경과 사회가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미래 건설을 위한 사회책임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거래소는 SRI 채권 관련 정보의 원스톱(one-stop) 제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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