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이 운용 중인 비트코인 트러스트(GBTC) 상품을 비트코인(BTC) 상장지수펀드(ETF)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GBTC 가격이 BTC 시가보다 15% 이상 낮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업계에서는 “그레이스케일이 GBTC를 ETF로 전환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이날 그레이스케일은 전환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5일(현지시간) 그레이스케일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GBTC를 ETF 전환하는 데 100%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확한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알리지 않았다. 2013년 출시된 GBTC는 BTC 간접 투자를 원하는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창구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최근 BTC 변동성 확대로 기관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면서 가격이 빠르게 떨어졌다. 이에 지난달 11일(현지시간) 그레이스케일은 BTC 신규 자금 유치를 중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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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어진 대형 자산운용사의 BTC ETF 출시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캐나다 퍼포스인베스트먼트(Purpose Investment)의 세계 최초 BTC ETF를 시작으로 여러 BTC ETF 상품들이 탄생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골드만삭스와 피델리티 등이 ETF 승인을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이스케일도 금융업계의 대세에 맞춰 BTC ETF를 출시한다는 입장이다.
그레이스케일은 이미 오래 전 BTC ETF 출시를 시도한 바 있다. 지난 2016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ETF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규제가 부족한 BTC의 특성 때문에 출시가 불가하다”며 거부됐다. 그레이스케일은 “당시에는 ETF 상품이 성공할 만큼 디지털 자산 규제 환경이 발달하지 않았다는 판단 하에 신청을 철회했다”며 “디지털 자산 시장은 날로 성숙하고 있고 투자자들에게 BTC 투자 기회를 늘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우 wo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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