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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U "한국, 빠른 물가상승 예상...부동산 비중 커"

한국 외 호주, 홍콩, 싱가포르, 대만

지난해 비해 0.5~2%P 물가상승 예상

2일 서울 시내 한 재래시장에서 대파 등을 팔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이 올해 물가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할 아시아 지역 국가 중 하나로 꼽혔다.

7일 영국의 경제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최근 발간한 '아시아에서 인플레이션은 계속 억제될까'라는 보고서에서 급격한 인플레이션 상승은 주로 아시아 지역 선진국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그중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지난해보다 0.5∼2%포인트 상승할 국가로 한국과 호주,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을 꼽았다.

이들 국가는 그동안 억눌린 수요가 많고 주택과 수입 소비재 등이 물가지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쏟아낸 반면 가계 부문은 지출 기회가 줄어들어 일부 아시아 국가의 가계 저축이 상당히 증가했다.

예컨대 일본의 가계 저축률은 지난해 40%를 돌파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20∼30%를 훌쩍 뛰어넘었다.

경제가 정상화됐을 때 이 억눌렸던 수요가 한꺼번에 풀려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주택가격도 아시아 지역 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낮은 대출금리를 바탕으로 호주에서는 벌써 주택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8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집값이 전 세계에서 부풀어 오르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글로벌 주택가격 상승이 잠재적 거품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37개 회원국 집값은 지난해 3분기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해 연간 상승률도 거의 5%로 근 20년간 최대폭이다. 수년간 이어진 초저금리가 주택 수요를 키운 가운데 코로나19 대유행 여파가 집값 과열을 가속했다는 분석이다.

수입 소비재는 운송비 상승을 통해 간접적으로 물가에 부담을 주는 것으로 예상됐다. 코로나19로 화물 수송이 차질을 빚고 컨테이너선이 부족한 탓에 코로나19 대확산 이래로 컨테이너선 운임지수가 200%가량 급등했다. 이런 운송비 상승은 특히 부피가 크고 가격이 저렴한 상품들의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재를 수입하는 국가들의 물가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그러나 이들 국가에서 물가상승률 증가세는 온건한 수준이고, 여러 국가에서 물가상승이 경제 회복 신호로 환영받을 것으로 밝혔다.

단, 전세계 혹은 일부 지역의 급격한 인플레 가속화로 아시아 지역 중앙은행들이 예상보다 빨리 통화긴축에 나설 위험이 있음을 지적했다.

그럴 경우 안 그래도 미약한 이 지역 경제 회복세가 훼손되고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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