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자산운용이 BNP파리바와 결별 이후 상장지수펀드(ETF) 사업 본격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한다. 펀드 시장에서 ETF가 급성장하고 있지만 신한운용은 그동안 ETF 사업에 대해 사실상 손놓고 있었다. 최근 조직과 인력을 갖추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테마 ETF와 자산 배분형 ETF 등 연금투자자를 겨냥한 상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은 최근 김정현 전 삼성자산운용 ETF 마케팅팀장을 ETF운용센터장으로 영입하고 인력을 추가로 뽑고 있다. 김 센터장은 삼성운용에서 8년간 ETF마케팅을 담당했다. 신한운용 고위 관계자는 “우선 5~6명으로 시작해 확대해 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한자산운용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회사 회장이 지난 2014년 운용사 대표를 역임할 당시 MSCI 선진국 ETF를 출시하며 시장에 첫 진출했다. 그러나 합작 파트너인 BNP파리바 측이 액티브 펀드 영업을 강조하고 ETF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꾸준히 성장한 ETF 시장은 공격적으로 투자를 해온 삼성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양강 구도로 굳어졌고 신한운용은 크게 뒤처졌다. 현재 신한의 ETF는 5개로 순자산 규모는 5,280억 원에 불과하다. 시장점유율 0.9%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신한운용은 테마형 및 자산 배분형 ETF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또 패시브 ETF보다는 액티브 ETF에 주력할 방침이다. 대표지수 ETF의 경우 이미 지배적 사업자들이 굳어진데다 수수료 인하 경쟁이 치열해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신 최근 퇴직연금 및 개인연금 계좌에서 ETF 투자 열풍이 불고 있는 만큼 이에 적합한 상품을 우선 고려하고 있다. 신한운용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유망한 혁신 성장 산업에 투자하는 ETF는 연금 계좌에서 꾸준히 적립식으로 투자하기에 적합하다”며 “또 연금에서 목돈을 굴리거나 은퇴가 임박한 투자자들은 예금 이자 이상의 수익을 내는 자산 배분형 ETF에 대한 수요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수요에 부합하는 ETF들을 하반기부터 차례로 상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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