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회사 LF의 품에 안긴 코람코자산신탁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 패션회사와 부동산신탁의 이종결합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신탁은 지난해 전년 대비 42% 늘어난 317억 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대주주 변경 이후 잠재적 자금 부담이 큰 차입형 개발신탁 수주를 크게 줄이면서 일시적으로 영업익이 감소했지만 1년여 만에 원년 수준을 회복했다. 자본적정성도 좋아졌다. 100%를 초과하던 부채비율을 80%대로 낮추면서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탈 전망이다.
코람코신탁은 지난 2018년 LF 품에 안긴 이후 대주주의 현금동원력에 힘입어 기업신용도가 보강됐다. 부동산업 특성상 개발 등에 따른 자금 조달이 많지만 신용도가 상승하면서 금융비용을 줄여 실적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패션과 신탁사의 결합을 두고 의심의 눈초리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실적으로 물음표를 지운 셈”이라고 말했다.
직접적인 자금 지원도 이어졌다. 코람코신탁은 지난해 66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일부 개선했다. 여기에 LF가 보유한 물류창고 등 부동산자산을 공동 개발·운용하고 주유소부지 개발사업에 함께 참여하는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이어가고 있다.
사업 구조도 바꾸고 있다. 차입형 개발 신탁 수주를 축소하고 책임준공확약형 신탁과 비토지신탁, 리츠AMC 등 저위험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한국신용평가는 코람코신탁에 대해 "LF그룹의 지원 가능성을 고려해 한 단계 높은 신용도를 부여하고 있다"며 "차입형 개발신탁에 대한 자금부담과 수익의존도가 줄어들고 재무지표가 완화될 경우 신용도 상향 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적 개선 후 코람코신탁은 사상 최대 규모의 성과급도 지급했다.
정준호 코람코신탁 사장은 "지난 2년간 과거 부실을 털어내고 경영안정성을 확보하는데 주력해왔다"며 "앞으로 최고 수준의 성과보상제를 정착해 기업과 직원이 함께 성장하는 조직으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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