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지난해 매출이 반토막 났던 백화점 업계가 올해는 '보복 소비' 효과에 연초부터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백신 접종에 대한 기대감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피로감으로 소비 욕구가 폭발하면서 백화점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004170)백화점은 올해 1분기 매출(별도 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난 3,995억 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특히 3월 매출은 전년 대비 50% 급증한 1,370억 원을 기록했다. 날씨가 풀리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손님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외출 증가는 패션·스포츠 관련 매출을 끌어올렸다. 재택근무가 줄고 개학·개강까지 겹치면서 자신을 꾸미는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불황을 겪지 않는 명품 실적도 꾸준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기저효과와 소비심리 회복으로 매출이 신장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백화점 업계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방문 고객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매출이 반토막 나는 등 실적 악화를 겪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보복 소비 영향에 오히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매출이 뛰고 있다.
실제 롯데백화점의 3월 매출은 2019년에 비해 10.1%, 전년비로는 69% 성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019년 대비 29.4%(3월21일 기준) 늘었다. 코로나19로 점포 폐쇄가 이어지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80.8% 급증했다.
신규 점포 오픈 효과까지 더해진 현대백화점(069960)은 매출이 2019년 대비 18.2%, 전년 대비 74.1% 상승했다. 서울 여의도에 신규 오픈한 ‘더현대서울’을 제외하더라도 2019년 대비 4.2%, 지난해 대비 53.5% 성장했다.
다만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확진자가 다시 600명대로 치솟으면서 오프라인을 찾는 발길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4차 유행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하며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며 "방역과 위생을 철저히 지키고 있지만 대면 쇼핑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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