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모바일 사업을 접으면서 3,400명에 달하는 MC사업본부 직원의 전환배치(전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LG스마트폰 소프트웨어(SW)·LG 페이 업데이트 등 사후 서비스를 담당할 인력으로 400명 내외의 인원을 확정해 급한 불은 껐지만 나머지 3,0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재배치 과정이 첩첩산중일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스마트폰 SW 업데이트 등을 맡을 인력을 전체 SW 개발 인력의 35% 가량으로 당분간 유지하기로 확정했다. 1,000여명으로 추산되는 LG전자 MC본부의 SW개발 인력 중 300~350명 가량은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속의 연구 조직으로 이동해 앞으로 최장 2년 동안 SW 업데이트 등 이용자 편의를 책임진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분쟁 해결기준에 따르면 스마트폰 품질 보증 기간은 2년, 부품 보유 기간은 4년이다. LG전자는 이 기간 동안 소비자 편의를 위한 서비스를 착실히 진행할 계획이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은 접더라도 6세대(6G) 이동통신 핵심 기술 개발은 이어가겠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이들이 LG전자의 모바일 기술 연구 핵심 자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 계열사나 LG전자 내 다른 사업부로 이동 로드맵도 마련했다. LG전자는 앞으로 4차례에 걸쳐 공모 지원을 받아 인력을 배치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공모를 받는 곳은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그룹이 역량을 쏟아붓고 있는 성장 사업이기 때문에 가장 많은 규모의 인원이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오는 13일까지 LG계열사의 공모 지원을 받고, 27일까지 LG전자 내 전환배치 지원을 받는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선택지는 많지만 막상 고를 수 있는 옵션은 많지 않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당장 계열사 공모만 해도 LG유플러스(032640)·LG디스플레이(034220)·LG이노텍(011070) 등 11개에 달하는 회사에 지원할 수 있지만 계열사에서 원하는 직무 능력·경험과 보유한 역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LG전자 한 관계자는 “서버 개발 경험 보유자를 원하는 곳도 있지만 MC사업본부에서는 서버 개발 경험이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아예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도 모험이다 보니 특정 계열사나 전자 내 본부로 지원이 몰릴 게 뻔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LG전자 가전사업본부, 생산기술원을 비롯해 계열사 중에는 LG유플러스 등 서울에 남을 수 있는 분야에 인력 지원이 몰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일부 직원들은 본인의 의사가 반영된 전환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직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이에 대해 “직원들의 직무역량과 LG전자 타 사업본부 및 LG 계열회사의 인력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배치할 계획”이라며 “개별 인원들의 의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개인의 장기적인 성장 관점에서 효과적인 재배치가 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고 기존 방침을 다시 확인했다.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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