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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카카오의 쉼없는 M&A…이번엔 지그재그 품는다

기업가치 1조 거론 지분 40%이상 인수 추진

유행 민감 동대문 상품 온라인 끌어들여 급성장





쉼 없는 인수합병(M&A)을 하고 있는 카카오의 다음 선택은 동대문 상품을 이커머스로 끌어올린 기업이었다. 이베이 등 5조원 넘긴 대형 매물을 마다한 카카오는 2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1조 덩치의 지그재그로 향했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여성복 이커머스 기업인 지그재그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최소 40% 이상 지분을 인수하는 방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기존 투자자인 알토스벤처스·스톤브릿지벤처스의 지분을 포함해 창업자 지분 등 구체적인 인수 규모를 논의하고 있다. 출범 5년 만에 누적 거래액 2조원을 넘긴 지그재그는 시장에서 거론되는 몸값만 1조원을 웃돈다.

2015년 크로키닷컴이 출시한 애플리케이션(앱)인 지그재그는 유행에 민감한 동대문 상품을 기반으로 한 개인 쇼핑몰을 한 꺼번에 끌어들여 급성장한 기업이다. 출시 이후 지금까지 4,800만 건의 아이템이 거래되었고, 매일 1만개의 아이템이 올라온다. 월간 이용자 수는 300만 명, 입점 쇼핑몰은 3,700여 곳까지 늘었다.

지그재그는 다양한 디자인의 패션상품을 취급하는 것 이외에 통합 결제 서비스와 빅데이터를 분석한 맞춤 서비스로 유통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2019년 10월 통합결제 서비스 ‘제트(Z)결제’를 도입했는데 개인사업자(소호)몰이 입점해 있는 지그재그의 편리성을 높인 시도로 평가 받았다. 소비자는 여러 쇼핑몰의 상품을 한 번의 로그인으로 결제할 수 있다. 일부 판매자는 제트결제 도입 후 월 매출이 22배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판매자 유입을 위해 고질적인 문제인 정산 주기 단축에도 나섰다. 지난해 5월 부터 대금을 주 단위에서 하루 단위로 정산했다. 몸값 100조를 인정바다은 쿠팡의 입점업체 일부에서 정산 주기와 관련한 불만이 나오는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지그재그는 물류와 배송 개선에 나섰다. 지그재그에 입점 한 쇼핑몰들이 각자 계약한 물류업체가 따로 배송했다. 소비자는 여러 쇼핑몰에서 한 번에 구입한 상품이 각자 다른 배송업체를 통해 다른 시간에 도착해 불편함을 느꼈다. 지그재그는 이 문제를 CJ대한통운과 손잡으며 해결했다. 지그재그 입점 쇼핑몰 중 제트온리에 속한 쇼핑몰은 재고를 구매하되 입고부터 상품관리, 정리, 포장 배송을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시스템에 모두 맡기도록 했다. 대신 입점업체에는 더 많은 온라인 노출을 보장했다. 그 결과 제트온리 쇼핑몰의 상품들은 평일 오후 9시까지 주문하면 당일배송되고 반품과 교환까지 무료 배송하면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데 한 몫 했다.

카카오는 지난달 이베이코리아 투자설명서를 수령하며 시장의 관심을 모았으나 예비 입찰에는 주요 후보자 중 유일하게 참여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거래액 등 크기 보다는 상품의 다양성과 빅데이터를 통해 소비자에 맞춤형으로 접근한 지그재그의 경쟁력을 높이 산 것”이라고 말했다. 지그재그 인수에 대해 카카오 측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고민 중이라 현재로선 결정된 바 없다”고 답했다.

/임세원·윤민혁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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