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 콘텐츠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대규모 투자를 받고 있다. 메타버스, VR·AR(증강현실) 등 시장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과거 수년 간 파산과 헐값 인수 등 침체를 이어가던 VR 스타트업들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9일 VR 콘텐츠 제작 및 유통 스타트업 어메이즈VR(AmazeVR)은 최근 950만달러(약 106억원) 규모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누적 투자 금액은 1,900만달러(약 213억원)이다.
어메이즈VR은 2015년 카카오 초기 멤버들이 창업한 VR 콘텐츠 기업이다. 현재는 미국 LA에 본사를 두고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어메이즈VR은 확보한 투자금으로 VR 콘서트 프로젝트를 위한 아티스트 확보, VR 콘서트 제작툴 개선, 업계 최고 수준 인재 확보에 쓸 예정이다.
특히 이번 투자는 펀딩을 시작한 후 2달 만에 목표 금액 이상이 모일 정도로 시장의 관심이 높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만 해도 VR 기업이 투자를 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업계 관계자는 "5~6년 전 VR 시장이 시작되고 많은 기업들이 나왔지만 VR 대중화가 생각보다 늦어지며 많은 기업들이 파산하거나 저렴한 가격에 인수되며 시장 전망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에 투자에 새로 참여한 기관은 뮤렉스파트너스를 비롯해 두나무앤파트너스, 베이스인베스트먼트, 위벤처스다.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기관 기관들도 후속투자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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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즈VR은 올해 글로벌 아티스트와 파트너십을 더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북미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락네이션(Roc Nation) 소속 아티스트인 세라디(Ceraadi)와 VR 콘서트 콘텐츠를 제작했다. 또 글로벌 모션 체어 기업 D-BOX와 사업 제휴를 통해 약 760여개 영화관에서 VR 콘서트를 유통하기 위한 협업을 하고 있다.
김도한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어메이즈VR은 독보적인 기술을 통해서 획기적인 방식의 음악 경험을 제작 및 유통하고 있다"며 “이번 투자를 통해 어메이즈VR이 CJ ENM의 제작?배급 네트워크, 4DX 모션 체어 유통망, 총 3,412개 상영관을 운영하는 CGV 영화관 등 CJ그룹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에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타임와이즈는 CJ 계열 투자사다.
어메이즈VR뿐 아니라 국내 VR 게임 스타트업 미라지소프트는 최근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2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2016년 설립된 미라지소프트는 페이스북 VR 플랫포 오큘러스 퀘스트에 국내 최초로 입점해 '리얼 VR 피싱'이라는 낚시 게임을 서비스 하고 있다.
미라지소프트도 최근 들어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회사의 매출은 전년 대비 4배 가량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를 담당한 성종헌 소프트뱅크벤처스 선임심사역은 "VR 게임 시장은 막 개화한 단계로 VR 기기 흥행과 더불어 급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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