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주 청약 열기를 이어갈 대어(大魚)가 속속 진출 채비를 끝내고 있다. 소재부터 진단 키트, 게임 등까지 업종도 다양해 공모주 투자자들로서는 선택의 폭도 넓다. 하나같이 탄탄한 실적을 증명하고 있어 SK바이오사이언스 못지않은 청약 성적표를 낼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아이이테크놀로지·SD바이오센서·크래프톤·일진복합소재 등이 기업공개(IPO) 일정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상장 몸값이 조(兆) 원 단위를 훌쩍 넘어설 뿐만 아니라 IPO 자금 조달 금액도 일진복합소재를 제외하고는 1조 원 이상이다.
IPO 대어 중 가장 먼저 공모주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기업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다. 오는 22~23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28~29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 4,693억 원, 영업이익 1,252억 원의 깜짝 실적을 거두면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매출은 78%, 영업이익은 55%가량 늘어났다. 공모가 상단 기준 기업 가치는 7조 4,867억 원. 조달 금액도 최대 2조 2,460억 원으로 지난 2017년 넷마블(2조 6,617억 원) 이후 최대 규모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이후에는 SD바이오센서의 상장 일정이 앞서고 있다. 현재 거래소의 상장 심사를 받고 있는데 이달 중 심사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지난해 실적만 놓고 보면 SK아이이테크놀로지보다 낫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키트를 수출하면서 매출 1조 6,862억 원, 영업이익 7,383억 원을 기록했다. 현재 장외 시가총액은 약 8조 6,000억 원. 코로나19 감염 추세가 계속되면서 올해 기업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크래프톤도 이르면 6월 중 공모 시장에 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장외 시가총액이 20조 원에 이른다.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7,739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상장 이후 시가총액이 30조 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높다. 투자자들이 눈여겨보는 이유다.
일진복합소재도 거래소의 상장 심사를 받고 있다. 차량용 수소 탱크 제조 사업을 앞세워 기업 가치는 약 1조 6,000억 원으로 제시했으며 4,800억 원가량을 IPO로 조달할 계획이다.
이경준 혁신투자자문 대표는 “공모주 시장에 자금이 몰리면서 IPO 대어들이 잇따라 공모 시장에 나서는 상황”이라며 “배터리소재사·진단키트·게임사 등 유망 업종의 회사들인 만큼 공모주 열기의 큰 흐름이 꺾이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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