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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정책
비트코인이 '소수점 주식거래' 발목잡나

작년부터 급증 2030 투자자들 겨냥

'소수점 거래' 도입 요구 커졌지만

2월 횡보장에 가상화폐 앱 사용 45%↑

"변동성 좇는 젊은층 유인할지 의문

제도 정착까지 상당 시간 필요" 지적





국내 증시에서 젊은 층의 존재감이 커지자 소액 투자자를 정착시키기 위한 방도로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액 투자자에게 우량 자산에 대한 투자 기회를 확대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한 증권사와 금융 당국은 소수점 거래 제도화를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2030세대들이 암호화폐 등 고변동성 자산을 좇는 점을 고려하면 안정성을 추구하는 소수점 투자에 대한 실수요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늘어난 개인투자자 수는 299만 7,000명이며 이 중 160만 4,000명(53.5%)이 30대 이하의 젊은 투자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푼돈’ 취급을 받던 소액 투자자가 급증하면서 투자 기회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국내 주식의 소수점 매매를 허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신생 증권사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소수점 주식 거래’는 주식을 한 주가 아닌 소수점 단위로 쪼개 매매하는 서비스로, 액면 분할과 동일한 효과를 내며 우량 자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포트폴리오 다각화라는 순기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액면 분할로 테슬라의 주가가 2,000달러대에서 400달러대로 낮아지자 이후 100거래일 간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일평균 거래 대금은 122% 급증했다.

하지만 금융 투자 업계에서는 2030세대가 자산 시장에 발을 디딘 동기를 보며 소수점 거래에 대한 실수요가 예상외로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근로소득만으로 원하는 부를 만들지 못한다는 공포가 젊은 층을 자산 시장으로 내몰면서 주식에 대한 이들의 요구 수익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소수점 주식 거래는 고수익보다는 안정성을 좇는 ‘저축’ 개념에 가깝기 때문에 주식 쪼개기가 가능해진다고 해도 진폭이 작은 고가 주식에 대한 수요가 과연 얼마만큼 발생할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해 20대의 1인당 평균 주식 투자 금액은 1,174만 원으로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지만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 가격이 10억 원에 육박하는 점을 감안하면 자금을 일정 수준 불릴 때까지 공격적인 투자를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젊은 층이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초까지만 해도 주식에 몰두했던 젊은 투자자의 상당수는 코스피가 박스권을 답보하자 변동성이 한층 큰 암호화폐 시장으로 재빨리 발길을 돌린 것으로 추정된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코스피의 맥이 풀린 2월 국내 암호화페 애플리케이션의 월 사용자 수는 312만 3,000여 명으로 직전 월 대비 45.5% 늘어났고 이 가운데 61.5%가 30대 이하였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소수점 거래는 투자 기회 확대와 분산 투자 용이 측면에서 효과적”이라면서도 “개인투자자가 그간 고가 주식에 접근하지 않았던 것이 주식에 대한 과도한 요구 수익률 때문일 수 있어 소수점 거래에 대한 니즈가 생각보다 제한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 당국도 소수점 거래가 순기능을 한껏 발휘하며 뉴머니를 증시로 끌어당기고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현재 일부 증권사가 ‘혁신 금융 서비스’를 통해 공식 제도 도입 전 국내 주식 소수점 매매의 사전 허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금융 당국은 임시방편이 아닌 큰 틀에서의 제도 개선을 우선순위에 놓겠다는 입장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증권사들과 함께 제도화 방향을 찾고 있다”며 “젊은 층의 기대 수익률이 상당히 높은 상황에서 소수점 거래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될지 고민이며 해외 주식과 달리 제도적 변화를 수반해야 하기 때문에 정착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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