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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업
美·유럽 '미래車 SW' 사활거는데···한국은 인력·투자 '가뭄'

[심층진단]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 뒤처지는 韓

테슬라, 칩+SW 직접 설계해 위탁

1분기 인도 물량 나홀로 2배 급증

폭스바겐·도요타도 SW 조단위 투입

韓, 기계공학 중심 인력 한계 여전

R&D 투자 금액도 獨 7분의1 그쳐





전 세계를 덮친 차량용 반도체 부족 쇼크로 자동차 산업에 ‘반도체 내재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업체들이 내놓은 범용(汎用) 반도체 대신 반도체를 직접 설계·개발해 이를 외부 제조사에 위탁 생산하는 방식으로 공급망 재편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내재화 계획의 근간이 돼야 할 국내 소프트웨어 역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칩과 하드웨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면 이를 묶어줄 소프트웨어가 필수지만 우리 자동차 산업은 기계공학 일변도의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시동도 걸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의 올해 1분기 고객 인도 물량은 18만 4,000대로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2배 이상 급증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반도체 공급난으로 일제히 감산에 들어간 가운데 ‘나 홀로’ 질주를 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소프트웨어 역량이 이번 반도체 쇼크를 피해가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테슬라는 칩에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지능형 반도체를 직접 설계해 쓰면서 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와 직거래를 했다. 공급난이 불거진 범용 반도체를 사용하지 않고, 안정적인 반도체 물량 확보가 가능했던 배경인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래차에는 2,000개가 넘는 반도체가 탑재된다”며 “반도체뿐 아니라 반도체에 생명을 불어넣는 소프트웨어를 함께 개발해 패키지화한 통합 시스템 형태의 기술 개발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완성차 업체 중 통합 시스템을 구현한 곳은 테슬라가 유일하다. 이를 따라잡기 위해 폭스바겐·도요타 등 기존 완성차 강자들이 수조 원을 쏟아부으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2019년 소프트웨어 전담 조직을 출범시키고 3,000명의 개발자를 새로 영입했다. 도요타는 들러리 수준이었던 소프트웨어 부서를 전면에 내세우고 1차 협력 업체들을 전부 소프트웨어 기반 업체들로 교체했다. 미국 포드는 내연기관에서 저하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16~2019년 300명에 불과했던 프로그래머를 4,000명 이상으로 증원했다.

반면 한국은 미래차용 소프트웨어 업체가 전무하고 개발 인력도 게임 업계에 편중되며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소수 대기업과 계열사들만이 관련 투자에 나선 상태다. 현대차가 최근 ‘000명’ 수준의 소프트웨어 인력 채용에 나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전동화·자율주행화 추세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반도체를 묶는 플랫폼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이항구 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 자동차 산업 인력이 아직까지 기계공학 엔지니어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은 차량용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만 2만 3,000명으로 국내 자동차 엔지니어를 다 합친 것보다 많다”고 말했다.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도 경쟁국들보다 작다. 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자동차 산업의 R&D 투자 금액이 170조 원을 돌파한 가운데 독일 60조 원, 일본 45조 원, 미국 23조 원, 중국이 12조 원을 넘어섰으며 우리나라는 8조 6,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 연구위원은 “미래차 연관 산업인 자동차·전기전자와 소프트웨어 3개 산업의 R&D 투자액을 비교해보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면서 “대형 공동 R&D 과제의 기획, 대형 지원센터의 구축과 인력의 대규모 양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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