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텐, 지오지아, 올젠 등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신성통상(005390)이 35억 원 규모 단기자금을 조달했습니다. 신용도가 A3-으로 가장 낮은 만큼 3개월물 자금임에도 불구하고 발행금리는 4.6% 대입니다.
신성통상은 의류수출업체로 니트 등 의류를 베트남, 미얀마 등지에서 생산해 미국 쪽 바이어에게 OEM 방식으로 수출하는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1990년 이후 성장 동력을 위해 내수패션부문 육성에도 힘을 싣고 있지요. 우리에게 익숙한 탑텐, 지오지아, 올젠, 앤드지 등 4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사업구조를 이원화하면서 사업안정성과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지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OEM 수출이 줄어든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약 50% 늘어난 196억 원의 당기순익을 냈습니다.
그러나 국내 브랜드의 유통망 확장, 운전자본 투자, 리스부채 등 영향으로 절대적인 순차입금 규모가 매우 커져 회사의 재무지표를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지난해 신성통상의 순차입금은 3,566억 원으로 차입금 의존도가 50%를 넘습니다. 일반적인 기업의 차입금 의존도는 30% 이하가 적정하다고 평가하는데요. 이 비율이 높은 회사일수록 금융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유동성 리스크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단기차입금을 순상환하며 재무지표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3차 재확산이 시작되면서 내수패션부문의 실적 변동성도 매우 높아졌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패션업계 성수기인 동절기에 정상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다소 아쉬운 영업수익성을 기록했는데요. 영업현금흐름이 줄어드는 반면 유통망 투자와 운전자본 부담은 지속되고 있어 단기적으로 차입금 증가 추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신성통상은 단기자금을 주로 운용하는 만큼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총차입금 4,229억 원 중 약 65%에 달하는 2,751억 원이 1년 내 만기가 도래합니다.(리스유동부채 포함) 대부분 토지·건물 등의 유형자산 담보가 잡혀 있고 무역보험공사와 최대주주 가나안의 보증이 제공돼 있어 상환 부담은 그나마 적은 상황입니다. 같은 시점 회사가 보유한 662억 원 규모의 현금성자산과 약 350억 원 규모의 미사용 여신 한도, 관계사 투자 주식 보유에 따른 자금 융통 여력 등을 감안할 때 유동성 리스크가 당장 발생할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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