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한해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혈전증 부작용 문제가 불거지며 갈수록 접종 동의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을 반전하기 위해서다. 다만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다소 성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향후 보급될 접종 인증 애플리케이션(앱)인 ‘백신접종전자증명서’를 소지할 경우 5인 제한과 관계없이 사적 모임에 참석하도록 허용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한해 5인 이상 사적모임 제한 대상에서 제외하면 백신 접종 유인을 높일 수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피해를 입는 소상공인도 살릴 수 있어 경제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부서 팀원 14명 중 10명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쳐 증명서를 발급받았을 경우 부서 전 인원이 참석하는 회식을 하더라도 4명만 모인 것으로 간주, 사적 모임이 허용되는 식이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수칙은 수도권에서 지난해 12월 23일부터, 비수도권은 올해 1월 4일부터 계속됐다.
정부가 이 같은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배경에는 시간이 흐를수록 떨어지는 백신 접종 동의율이 있다. 지난 8일부터 시작한 전국 특수학교 종사자와 유치원 및 초중고교 보건교사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동의율은 68.9%로 지난 2월 26일 국내 최초로 접종이 시행된 만 65세 미만 요양병원·요양시설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의 동의율(93.7%)보다 크게 낮았다.
하지만 매일 500~600명씩 확진자가 나오고,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2%를 겨우 넘기는 가운데 지나치게 이른 조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시행 시기를 코로나19 증가세가 가라앉는 타이밍에 맞추려고 고민 중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의 1차 접종을 마친 사람은 115만7,255명에 불과했다. 국내 인구(5,200만명)대비 접종률은 2.23%로 해외와 비교하면 상당히 저조한 실적이다. 국제 백신 접종 통계 사이트인 '아워 월드 인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9일(현지시각) 기준 코로나19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은 사람 비율은 이스라엘 61.33%, 영국 47.15%, 미국 34.22% 였다.
/세종=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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