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회복 분위기에 발맞춰 지난 1분기에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철강 업체 주가가 2분기에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인프라 투자 등이 가속화되며 철강 산업의 업사이클(호황) 국면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요 철강·철근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예고하는 가운데 2분기 실적은 1분기보다 높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2일 포스코(POSCO(005490))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 5,52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20% 늘어났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인 1조 2,868억 원을 20% 이상 웃돈 ‘깜짝 실적’을 기록한 셈이다. 포스코의 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2011년 2분기(1조 7,000억 원)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다. 포스코가 분기 기준 영업이익 1조 5,000억 원대를 기록한 것은 철강 산업의 업황이 최고치를 찍고 ‘다운사이클’로 전환했던 2018년 3분기 이후 10분기 만이다.
포스코의 깜짝 실적은 제조업과 조선·건설업 등 전방 산업의 업황이 정상화되며 철강 수요가 늘고 가격이 오르는 철강 산업 업사이클이 시작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 또 중국의 철강 업계 구조 조정이 시작되면서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졌고 철강재 가격 상승에 힘을 보탰다.
이 같은 철강 산업의 호조 속에서 기업들의 주가 상승세도 가팔랐다. 포스코를 필두로 국내외 철강사의 주가는 올 들어 52주 신고가를 여러 차례 경신했는데 실제 포스코의 주가는 코스피가 조정을 보였던 2월부터 이날까지 32.79% 올랐다. 현대제철(004020) 역시 같은 기간 28.61% 상승했고 특히 동국제강(001230)의 경우 132.90%의 주가 상승률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1분기 주가와 실적 모두가 큰 폭으로 점프한 철강 기업들이지만 증권가는 2분기에도 관심을 늦추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 지금은 철강 업사이클의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는 포스코와 현대제철·동국제강의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모두 좋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을 1조 2,868억 원으로 전망했지만 2분기는 1조 3,349억 원으로 내다봤다. 2분기 실적 전망이 맞을 경우 포스코의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96% 늘어난다. 현대제철 역시 1분기 1,633억 원의 영업이익이 전망되지만 2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1,620% 늘어난 2,408억 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국제강도 1분기 746억 원의 이익을 낼 것으로 관측되지만 2분기는 1,154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2018년 하반기부터 다운사이클이 시작된 철강 업황은 지난해 3월을 바닥으로 업사이클에 돌입했다”며 “특히 철강 가격은 역사적 고점이었던 2008년 이후로 최고치이며 올해 2분기까지 상승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철근 수요 선행지표인 아파트 분양 역시 2019년 이후부터 늘어나 지난해 부진했던 철근 수요도 상승 반전이 기대된다”며 “올해부터 내년까지 타이트한 국내 철근 수급 상황과 이에 따른 업황 호조를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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