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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불리기' 속도 내는 카카오엔터 "美 상장도 검토"

연내 국내 상장 계획 밝혀오다

쿠팡 성공사례에 분위기 반전

"자금조달 유리한 곳 선택할것"

북미 웹툰 인수 등 공격 투자

음원유통 멜론 합병 가능성도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카카오(035720)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가 내년 초 국내는 물론 미국 증시 상장도 검토한다. 최근 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에 성공함에 따라 글로벌 사업을 벌이고 있는 카카오엔터도 한국 뿐 아니라 해외 증시 상장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카카오엔터는 최근 북미 웹툰·웹소설 플랫폼 인수를 추진하면서 북미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만큼 현지 증시 상장도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 /사진제공=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진수 카카오엔터 대표는 1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카카오엔터의 한국과 미국 상장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쿠팡이 미국 상장을 통해 46억 달러를 조달한 것이 카카오엔터의 미국 증시 상장 검토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쿠팡의 상장은 카카오엔터와 같은 글로벌 잠재력을 가진 한국 기업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며 “1년 뒤 기업공개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엔터는 카카오의 대표 콘텐츠 계열사다. 웹툰·웹소설 플랫폼 카카오페이지와 음악·영상·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제작·유통하는 카카오M이 합병해 지난 3월 출범했다. 지난 해 매출은 1조 원 내외다. 콘텐츠의 기틀이 되는 스토리 지식재산권(IP)부터 영상 제작능력, 연예 기획사까지 카카오의 콘텐츠 제작 유통을 책임지는 회사다.

카카오엔터는 그동안 연내 국내 증시에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하지만 쿠팡의 성공사례가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IPO를 6개월 가량 미루고 보다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향후 사업에도 도움이 되는 증시가 어느 곳인지를 저울질하기로 한 것이다.



카카오엔터는 상장을 앞두고 ‘몸집 불리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대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카카오엔터의 목표는 모든 언어로 모든 나라에 웹툰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올해에만 1조 원을 들여 국내외 자산을 사들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영토를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카카오엔터는 4,000억 원 가량의 자금이 투자되는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인수를 시도하고 있고, 기존 지분율이 40% 이상인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미디어 지분을 추가 인수하려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사업도 활발하다. 카카오엔터는 카카오재팬이 운영하는 일본 1위 웹툰·웹소설 플랫폼 ‘픽코마’에 국산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카카오는 일본 최대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카도카와 지분 7.63%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카카오엔터는 최근 카카오 본사에서 떨어져 나온 멜론 합병 가능성도 있다. 현재 카카오M이 멜론에 음원을 유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진수 카카오엔터 대표가 분할된 멜론컴퍼니 대표를 맡고 있는 만큼 합병 가능성이 높다. 멜론은 지난해 매출이 5,058억 원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카카오엔터가 멜론과 합병하면 단번에 기업가치를 50% 가량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엔터는 웹툰·웹소설은 물론 음원·영상 사업에 걸쳐 국내외 시장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특히 현재 논의하고 있는 웹툰·웹소설 플랫폼 인수가 이뤄진다면 북미 시장 사업 규모가 크게 커지는 만큼 미국 증시 상장으로 얻을 이익이 크다”고 말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박성규 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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