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한국앤컴퍼니의 조현식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12일 한국앤컴퍼니는 조 부회장의 대표이사 사임으로 조현식·조현범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조현범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조 부회장은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통해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를 감사위원으로 추천하면서 “이 교수가 선임되면, 경영권 분쟁 논란에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 부회장은 지난 1일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대표이사직까지 내려놓으면서 부회장과 사내이사만 맡게 됐다. 조 부회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조 부회장과 동생 조현범 사장은 주총에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안건'을 놓고 표 대결을 벌였고, 조 부회장이 판정승을 거뒀다. 최대주주인 조 사장은 42.9%의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3%룰’에 발목을 잡혔다. 지난해 상법 개정안에 따라 대주주는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의결권이 있는 주식의 최대 3%만 행사할 수 있도록 됐다. 또 지분 5% 가량을 소유한 국민연금도 조 부회장을 지지하면서 이 교수가 이사회에 입성할 수 있었다. 이 교수는 조현범 사장이 주도하는 한국앤컴퍼니의 경영 활동을 견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 사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되면서 형제의 경영권 분쟁 ‘1라운드’가 마무리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청구한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심판 결과가 변수로 남아있다. 조 회장의 성년후견 심문은 오는 21일로 예정돼 있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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