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보험 업계는 금융업권 중 최초로 모든 보험사가 참여한 ‘ESG 경영 선포식’을 진행했다.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은 ESG 경영을 통해 보험 산업 신뢰도 제고, 보험의 안전망 역할 제고, 포용 금융 실천, 온실가스 감축 및 저탄소 경제 전환 노력 동참 등을 다짐했다. ESG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다. ESG 경영이란 기업이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등 사회 공헌 활동을 하며, 법과 윤리를 철저히 준수하는 경영 활동을 말한다.
보험 업계의 ESG 경영 선포식이 열리기까지는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의 공이 컸다. 정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보험 업계에서도 ESG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회원사들이 ESG 경영에 동참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했다. 실제로 현재 사회 전반에서 ESG 관련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ESG는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는 오는 2025년부터 ESG 활동을 포함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하고 2030년부터는 모든 상장사로 확대된다.
정 회장은 “지난해부터 ESG 경영이 주요한 흐름으로 가는 것을 봐왔고 취임 당시부터 주요 키워드로 ESG를 이야기했다”며 “보험 업계에서 소비자·고객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도 ESG 경영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많은 회원사가 취지에 적극적으로 공감을 표했고 손해보험 업계까지 참여하게 되면서 선포식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선포식 이후에는 업계 협의체를 구성해 향후 ESG 관련 국내외 동향 교류, 국제 협약인 지속가능보험원칙(PSI) 가입 지원, ESG 경영 우수 사례 발표 등의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다만 정 회장은 “생보사들이 ESG 트렌드 적응과 ESG 경영 수준 편차가 크고 ESG 평가를 위한 표준지표 부재에 따른 어려움 등이 있는 만큼 이 부분은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보험 업계가 ESG 경영을 글로벌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최근 그는 매사추세츠공대 슬론스쿨 석좌교수이자 하버드대 특별교수 25인 중 한 명인 리베카 헨더슨이 쓴 ‘자본주의 대전환’을 읽고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에서 선보인 지속 가능한 발전과 사회적 책임에 관한 강의를 책으로 담아낸 것으로,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의 ESG 경영 사례가 담겨 있다. 정 회장은 책을 읽은 후 보험 업계의 ESG 경영도 세계적인 트렌드에 맞추는 것이 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 회장은 “해외 기관투자가들도 우리나라 보험 주식에 관심이 많은 만큼 보험사들이 ESG 경영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서 운영을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투자자들의 시각이 완전히 다를 것”이라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ESG 경영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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