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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도 완전 자본잠식 "공기업 빚, 정부채무 관리를"

[KDI, 정부 지출확대 제동]

석유公, 年이자만 4,000억원 넘어

공공채무 눈덩이…강력한 감시 필요





한국석유공사가 창립 42년 만에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공기업 부채가 문재인 정부 이후 빛의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있는데다 공공 부문 채무까지 증가하면서 국가 재정 건전성에 위험신호가 켜진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공기업 채무도 국가 보증 채무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공기업을 통한 정부의 지출 확대에 제동을 걸었다.

2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석유공사의 지난해 총부채는 18조 6,449억 원으로 전년 대비 5,139억 원 늘어 자산(17조 5,040억 원)보다 빚이 많은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석유공사가 한 해 부담해야 하는 이자만 4,000억 원이 넘는 상태다. 석유공사가 자본잠식에 빠지면서 국내 주요 공기업(부채 1조 원 이상) 중 자본잠식 상태인 곳은 한국광물자원공사·대한석탄공사·국가철도공단을 포함해 총 4곳으로 늘어났다. 석유공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 캐나다 하베스트 유전 인수(4조 8,000억 원)와 이라크 쿠르드 유전-사회간접자본(SOC) 연계 사업(1조 원) 등이 잇달아 실패하면서 외부 차입이 늘어 부채와 이자 부담이 급증했다.



우리나라 공기업의 부채 수위는 세계적으로 고(高)위험군에 속해 있다. KDI는 이날 발표한 ‘공기업 부채와 공사채 문제의 개선 방안’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비금융 공기업의 부채는 지난 2017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23.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많다”고 지적했다. KDI는 이어 “앞으로 모든 공사 발행 회사채는 원칙적으로 국가 보증 채무에 포함해 공식적인 관리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기업 채무도 나랏빚 체계에 포함시켜 지금보다 더 강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황순주 KDI 연구위원은 “정부가 무리한 정책 사업을 공기업에 떠넘기는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 세종=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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