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시대로의 이행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조선 업계도 수소 운반선 등 특수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소 운반선은 조선 강국인 우리나라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기술 개발은 미진한 상태여서 과감한 연구개발(R&D) 등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월 수소 사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며 친환경 전환을 선언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수소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수소 운반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수소 연료전지와 수소 연료 공급 시스템 기술을 적용한 수소 연료전지 추진선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각각 연료전지 제조사들과 협력해 수소 추진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소 연료전지 추진선은 청정 연료인 수소를 추진 동력으로 사용하는 선박으로 기존 내연기관보다 에너지 효율을 40% 이상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황산화물이나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 물질도 전혀 배출하지 않아 대표적인 미래 친환경 선박으로 손꼽힌다.
수소 선박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배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지로 꼽힌다. 현재는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으로도 규제 대응이 가능하지만 LNG도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평가다. 이에 정부도 친환경 선박 기본 계획을 마련, 관공 선박과 민간 선박을 포함한 전체 대상 선박 3,542척의 15%(528척)를 수소·암모니아 등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 같은 계획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4조 9,000억 원의 매출과 11조 원의 생산유발효과, 4만여 명의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수소 선박의 상용화까지는 과제가 많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연구원은 “기술 개발에 대해서는 여러 노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수익성이 뒷받침되려면 수소 비즈니스를 고도화해야 한다”며 “정부 주도로 안전을 위한 표준화 작업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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