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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부담 탓에 기혼여성의 코로나19 고용 충격 더 컸다

■코로나19 고용충격의 성별격차와 시사점

39~44세 女 퇴사 확률 男보다 2.8%P 높아

"코로나19 위기서 일·가정 양립 어려움 부각"

14일 서울 성동구 희망일자리센터의 구인 게시판. /연합뉴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서 여성의 고용 충격이 컸던 것은 기혼여성의 자녀 돌봄 부담 때문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2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코로나19 고용충격의 성별격차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 초기인 지난해 3월 핵심노동연령(25~54세)에서 여성 취업자수는 전년 동월 대비 54만 1,000명 줄어 남성 취업자수(-32만 7,000명) 대비 감소 폭이 컸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기혼 남성에게 고용 충격이 집중됐다면 코로나19 위기에서는 기혼 여성의 고용 충격이 두드러졌다. 월별 고용률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지난해 4월 기혼 남성의 고용률은 2.43%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기혼 여성의 고용률은 6.63%나 줄었다.

노동 수요 측면에서는 코로나19의 충격을 크게 받은 대면서비스업 내 여성 종사자 비중이 높다는 점이 작용했다. 코로나19의 고용 충격이 컸던 상위 3개 업종(교육, 숙박·음식점업, 보건업·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 여성 취업자의 비중은 38%로 남성 취업자 비중 13%를 크게 웃돌았다(지난해 1월 기준).

하지만 보고서를 작성한 김지연 KDI 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이는 취업자가 실업(비자발적 실직)으로 이행하는 경우를 설명할 수 있는 반면 비경제활동(자발적 퇴사)으로 이행하는 경우를 설명할 수 없었다. 업종 변수를 통제하더라도 여성 취업자가 비경제활동인구로 이행할 확률이 남성보다 유의미하게 높았기 때문이다.



이에 연령별 분석을 수행한 결과 초등학생 자녀를 두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39~44세 집단에서 코로나19 노동 공급 충격의 성별 격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을 통제하지 않을 경우 여성 취업자가 비경제활동인구로 이행할 확률은 남성 취업자보다 2.80%포인트나 높았고 업종을 통제하더라도 1.7%포인트 더 높았다.

김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위기에서 대면서비스업 등 여성종사자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 노동 수요가 감소했고 자녀돌봄 가중 등으로 기혼여성의 노동 공급이 제한되면서 과거 위기와 달리 고용 충격은 남성보다 여성에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19 위기에서 부각된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과 그로 인한 여성 노동공급의 제약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이 수행될 필요가 있다”면서 “여성의 이른 경력단절은 영구적인 인적자본의 손실로 이어져 코로나19 위기가 끝난 후에도 경제의 생산성과 활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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