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의 자회사인 IMM크레딧솔루션이 윤활기유 제조사인 SK루브리컨츠 지분 약 40% 안팎을 인수한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루브리컨츠 지분 매각 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IMM크레딧솔루션을 최종 인수자로 확정했고 SK루브리컨츠는 이르면 다음 주 이사회를 열어 승인 후 지분 매각을 위한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매각 지분은 30% 중반과 40% 후반 사이에서 막판 조율 중이며 이에 따른 가격은 1조 원 초·중반대로 알려졌다. SK루브리컨츠는 SK이노베이션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본지 4월 13일자 22면 참조
IMM크레딧솔루션은 IMM PE가 설립한 사모대출 운용사다. 일반 사모펀드 운용사에 비해 기대수익률이 낮은 대신 안정적인 투자 구조를 취하고 있다. 국내 주요 사모펀드 운용사 중 사모대출만 전문으로 하는 펀드는 IMM크레딧솔루션이 최초다. 신한은행 등 주요 출자자가 확정됐으며 이번 투자를 계기로 블라인드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는 대규모 펀드) 설정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번 입찰은 미국(아폴로PE)·일본(에네오스)에서도 참여했다.
브랜드 ‘지크’로 잘 알려진 SK루브리컨츠는 자동차 윤활유의 주재료인 윤활기유를 생산하고 있으며 친환경 등급에 해당하는 ‘Group Ⅲ’ 윤활기유 생산 능력이 세계 1위권이다. 매출액은 수년째 2조 원 중·후반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일본 에네오스, 미국 엑손모빌, SK에너지 등과 거래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주류가 내연차에서 전기차로 달라지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성장세는 다소 주춤하다. 지난 2017년 말 기준 매출은 2조 9,721억 원에서 지난해 말 2조 763억 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3,634억 원에서 2,161억 원으로 줄었다. 2018년부터 기업공개와 경영권 매각을 추진했지만 불발된 이유이기도 하다. SK루브리컨츠는 전기차용 윤활기유 비중을 늘리는 등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번 매각 과정은 일반적인 경쟁 입찰과 달리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하지 않았다. 또한 정해진 양식의 계약서 대신 후보자가 각자 계약 항목의 내용을 제시하게 했다. 이 때문에 다른 후보들은 각 항목을 구체적으로 제시했고 IMM 측은 유동적으로 열어둔 뒤 SK루브리컨츠 측과 막판 협상을 통해 최종 확정했다. IMM PE는 과거 교보생명·두산그룹 등 대기업 소수 지분 투자금 회수 과정 중 분쟁을 겪은 만큼 이번 거래에서는 상장을 최우선 회수 방안으로 삼되 안정적인 방어 수단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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