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22일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2020년대 중후반까지의 전기차 개발 계획을 비교적 상세히 담은 ‘중장기 EV 경쟁력 제고 방안’도 공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전기차의 심장인 배터리 개발 일정이다. 현대차는 에너지 밀도가 ℓ당 600Wh에 달하는 현 3세대 리튬이온배터리를 오는 2023년에 ℓ당 700Wh에 육박하는 4세대 배터리로 대체하고 2025년에는 ℓ당 700Wh인 5세대 배터리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2025년에는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현재보다 약 16% 늘어나는 셈이다.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2025년 시범양산 후 2027년 양산 준비, 2030년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는 것은 아니며 기술을 내재화해 양산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전기차 판매량은 2025년 56만 대를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판매량(10만 대)보다 5배, 올해 판매 목표인 16만 대보다 3.5배 많은 수치다. 이를 위해 현재 8개 차종인 전기차 라인업을 2025년까지 13종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현대차의 경우 올해 아이오닉5 출시에 이어 내년에는 세단 모델인 아이오닉6를 내놓는다. 최근 G80 전동화 모델을 내놓은 제네시스도 올 하반기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적용한 전기차(프로젝트명 JW)를 출시하는 데 이어 내년에는 제네시스의 추가 파생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는 2025년 글로벌 전기차 생산 대수가 1,025만 대에서 1,8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최대 5%로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의 전기차까지 포함할 경우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 목표치는 8% 안팎이 되는 셈이다. 현대차는 또 캠핑 등 야외 활동 시 전원 역할(V2L·Vehicle to Load)을 해주는 E-GMP 기반 차량의 기능을 확대해 차량과 가정(V2H·Vehicle to Home), 차량과 차량(V2V·Vehicle to Vehicle) 간 전기를 교환하는 기술을 적용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전기차를 통한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또 향후 전기차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배터리와 모터 시스템을 통합한 ‘차세대 PE 시스템’ 개발 △국내 아파트 충전 솔루션 개발 △미국 초고속 충전 서비스 제공 등에 박차를 가하고 인도네시아와 인도 등 신흥 시장 공략도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다음 달 인도네시아 공장 가동에 들어가 올해 안에 현지 전략형 신차를 출시하고 내년부터 전기차를 본격 생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능현 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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