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집값 상승 등을 우려해 경기도 서부권역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 구축 계획에서 서울 강남을 제외했다. 또 대통령 선거 등 주요 선거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충청권에 광역철도를 건설하고 여권 지지세가 약한 부산과 대구 지역에도 철도를 신설한다.
국토교통부는 22일 한국교통연구원 주최로 열린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 수립 연구’ 공청회에서 이 같은 철도망 구축 계획을 공개했다.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은 향후 10년간 철도망 구축의 기본 방향은 물론 노선 확충 계획을 담고 있는 중장기 법정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날 발표에서 김포 장기에서 부천종합운동장을 잇는 구간에 GTX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노선안이 계획대로 신설될 경우 김포에서 부천까지 이동 시간이 69분에서 15분으로 줄어든다. 반면 경기 서부권에서 GTX를 타고 바로 서울 강남과 경기 하남시까지 이동한다는 주요 지자체의 구상은 수포로 돌아갔다. 정부는 수도권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한 신규 광역철도 사업으로 별내선 연장, 분당선 연장, 일산선 연장, 대장~홍대선, 신구로선 등을 포함시켰다.
국토부는 광역경제권 주요 지점 간 1시간 내 이동이 가능하도록 김천과 구미를 잇는 대구·경북권과 조치원과 신탄진을 잇는 충청권 철도를 광역철도화하기로 했다. 광역철도 신설 사업으로는 ‘대전~세종~충북’과 ‘부산~양산~울산’ 등이 선정됐다. 집권 여당 입장에서 이들 지역은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지역으로 분류된다.
한편 정부는 이번 광역철도망 구축 계획으로 철도 수송 분담률이 지난 2019년 11.5%에서 오는 2030년 17%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적 파급 효과는 생산 유발 효과 175조 8,000억 원, 부가가치 효과 73조 원으로 추산되며 46만 8,000여 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4차 철도망 계획안의 투자 규모는 이미 시행 중인 사업 60조 8,000억 원에 신규 사업 54조 1,000억 원을 더해 총 114조 7,000억 원 수준이다.
/세종=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 세종=김우보 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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