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TV=배요한기자] 간밤 뉴욕증시는 글로벌 코로나19 확산 소식에도 고용지표 개선과 기후 정상회의 기대감 등으로 등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자본이득세 인상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제히 급락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미 증시 조정으로 인해 국내 증시가 약세를 나타낼 수 있지만 업종별 차별화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1분기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호텔·레저, 에너지, 보험 등의 업종과 친환경 정책 모멘텀이 부각되는 전기차, 2차전지 관련주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21.41포인트(0.94%) 하락한 3만3,815.90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8.44포인트(0.92%) 내린 4,134.98, 나스닥종합 지수는 131.81포인트(0.94%) 떨어진 1만3,818.41로 장을 마감했다. 애플(-1.17%), 마이크로소프트(-1.31%), 아마존닷컴(-1.58%), 테슬라(-3.28%) 등 주요 기업들이 동반 하락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소득 100만 달러 이상 미국인에게 적용되는 자본이득세율을 현재 20%에서 39.6%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투자 소득세까지 포함하면 세율은 최대 43.4%까지 높아지게 된다. 자본이득세 인상 법안은 내년 통과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대형 우량주 매도의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3만9,800명 감소한 54만7,000건을 기록하며 예상치(60만3,000건) 대비 양호하게 발표됐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23일 “금일 한국 증시는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하락 출발 후 업종별 차별화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고객사 재고증가 우려로 마이크론(-5.34%) 포함 엔비디아(-3.32%), AMD(-3.13%), TSMC(-1.77%) 등 반도체주들이 동반 약세를 보인 가운데, 인텔(-1.77%)도 실적발표 후 시간외로 -3% 가까이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관련 업종과 지수 상승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미 증시 조정 요인이 수급적 요소가 크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는 업종별로 차별화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최근 전고점을 돌파한 국내 증시가 1분기 실적 기대감과 친환경 정책 모멘텀에 힘입어 한단계 레벨업 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기준 시가총액 비중으로 31.9% 기업들이 1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며, 이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9.9% 상회했다”며 “이에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월말 대비 5.3%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전망치 상향이 두드러진 업종으로 호텔레저, 에너지, 보험, 증권, 화학, 유통, 운송 등을 언급했다.
그는 “전세계 40여개국이 참여하는 기후정상회의에서 주요국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목표를 상향조정했다”며 “이는 전기차,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분야에 긍정적인 정책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배요한 b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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