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국내외 암호화폐 가격 차이를 노린 투기성 해외 송금을 막기 위해 한도 제한이라는 칼을 뽑아들었다. 암호화폐 시장이 급등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거래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높은,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가라앉지 않자 꺼내든 조치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28일부터 비대면 채널(인터넷뱅킹, 쏠(SOL), 쏠 글로벌)을 통해 해외 송금을 할 때 ‘월간 누적 송금액 미화 1만 달러 초과 송금 시’에 증빙서류 확인 절차를 시행한다고 27일 밝혔다. 신한은행은 외국인 및 비거주자 해외 송금 거래시 외국환거래규정 위반 및 자금 세탁, 유사 수신, 다단계 사기, 보이스피싱 편취 자금의 해외 반출 등에 따른 피해를 사전 예방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암호화폐 거래 급증에 따른 영향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월간(1일~말일) 누적 송금액이 미화 1만 달러 이하인 경우는 기존과 동일하게 별도 서류 제출 없이 송금 가능하지만 이를 초과할 경우 본점(외환업무지원부)이나 영업점에 증빙서류(소득 증빙 등)를 제출하고 본인 자금 여부를 확인해야만 송금할 수 있다.
정부가 최근 강력한 규제 방침을 거듭 강조하면서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기도 했지만 지난 26일부터 국내 거래소의 암호화폐 가격은 일제히 급등하고 있다. 김치 프리미엄 역시 7~8%대를 유지하는 등 국내외 암호화폐 가격 차이에 따른 시세 차익으로 추정되는 해외 송금도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19일 우리은행이 중국으로의 비대면 송금에 월 1만 달러 한도를 신설하자 한도 제한이 없는 은행으로 옮긴 해외 송금 고객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은행은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월간 1만 달러 한도 제한을 신설했다.
한편 이날 현재 국내외에서 악재가 쏟아지며 급락했던 암호화폐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8시 55분 현재 6,42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보다 7.25% 오른 가격이다. 전 세계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같은 시각 300만 7,000원에 거래돼 전 거래일보다 6.22% 올랐다. 이더리움이 300만 원대를 회복한 것은 18일 이후 9일 만이다. 리플은 1,630원으로 29% 급등했고 도지코인은 321원으로 3.88% 상승했다.
/김광수 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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