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발행액이 전년보다 3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직접 투자가 늘면서 ELS 발행액이 급감한데다 금융 당국이 고위험 금융상품 규제를 강화하면서 DLS 투자 수요가 위축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ELS·DLS 발행액이 지난 2019년보다 37조 7,000억 원(29.2%) 감소한 91조 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2020년 기준 상환액은 107조 2,000억 원으로 발행액보다 많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ELS·DLS 발행 잔액은 전년보다 19조 2,000억 원(17.7%) 줄어든 89조 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지난 2014년 이후 최저치다.
ELS·DLS에서 모두 발행액이 줄었다. 지난해 ELS 발행액은 69조 원으로 전년보다 30.9% 감소했다. 금감원은 “상반기 주가 급락에 따른 조기 상환 급감 및 이후 글로벌 증시 호황으로 인한 ELS 재투자 유인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DLS 발행액도 전년보다 23.3% 줄어 22조 3,00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원금비보장형 DLS 발행액은 2019년 17조 4,000억 원에서 지난해 7조 9,000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금감원은 “2019년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2020년 사모펀드 연계 DLS 상환 중단 사태 등으로 투자 수요가 위축됐다”며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 정책에 따라 원금비보장형 DLS 일괄신고가 금지된 것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ELS·DLS의 ‘생산성’도 좋지 않았다. ELS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2019년 4.3%에서 2020년 3.2%로 줄어들었으며, DLS 수익률은 같은 기간 2.3%에서 1.0%로 위축됐다. 증권사들도 ELS·DLS를 다루면서 손해를 본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ELS·DLS 발행·운용 손실은 총 5,337억 원이다. 투자자·증권사 모두 지난해 1분기 글로벌 증시 급락으로 큰 손실을 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의 ELS·DLS 자체 헤지 비중은 전년보다 3.9%포인트 늘어난 59.9%로 집계됐다. 백투백 헤지 거래 상대방 중엔 외국계 금융회사가 전체의 78.3%를 차지하며 여전히 비중이 컸다. 증권사들은 ELS·DLS 투자자에게 수익을 제공하기 위해 헤지(위험 분산)를 한다. 증권사가 직접 채권·파생상품에 투자하는 자체 헤지, 그리고 타 금융사와 계약을 체결해 해당 기관에 이익·손실을 넘기는 백투백 헤지로 나뉜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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