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이 지난 1분기 2016년 이후 5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정유사의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 악화가 여전한 와중에 고부가 제품 생산을 확대한 덕에 거둔 깜짝 실적이다.
에쓰오일은 27일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조3,448억 원과 6,292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8%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1분기 코로나19 직격탄에 1조 원 영업 적자를 낸 바 있다. 올 1분기 거둔 영업이익 6,292억 원은 지난 2016년 2분기 6,408억 원 이후 최대 규모일 뿐 아니라 시장 예상치를 두 배 가량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전체 매출에서 70%를 차지하는 정유 사업이 3,42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석유화학과 윤활기유는 각각 983억 원과 1,889억 원의 이익을 냈다. 정유사인 에쓰오일이 비(非)정유 부문인 석유화학과 윤활기유 사업에서 전체 영업이익의 45%를 거둔 것이다. 윤활기유 사업 영업이익률은 무려 35.9%에 달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주요 제품 마진 개선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잔사유 고도화시설(RUC)과 올레핀 하류시설(ODC) 등 신규 석유화학 설비 가동률을 최대로 끌어올린 효과가 컸다. 이들 두 설비는 지난 2018년 말 상업 가동에 들어갔고, 지난해 3분기 대규모 정기보수를 마치고서 최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이 덕에 지난해 4분기에도 정유사 중 유일하게 817억 원의 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회사 관계자는 “RUC와 ODC 운영이 안정되면서 ‘석유에서 화학으로’ 전환에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에 맞춰 석유화학 비중을 현재 12%에서 25%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석유화학 시설을 확대하는 이른바 ‘샤힌(매) 프로젝트’로, 이사회 승인을 거쳐 오는 2026년까지 설비를 완공할 계획이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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