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위치한 대형 중고차 단지가 매물로 나왔다. 실물부동산 시장에 오랜만에 나온 물건인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특히 전국에 위치한 대형(2만 평 이상) 중고차 매매단지가 총 12곳에 불과한 만큼 특수한 물건이라는 평가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BK투자운용은 사모펀드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국민차매매단지 부천점을 매각 작업을 하고 있다. 젠스타메이트가 주관 업무를 맡았다.
경기도 부천시 삼정동에 위치한 국민차매매단지 부천점은 대지면적 1만3,329㎡(약 4,032.2평)에 지하 3층~지상 9층 규모다. 지난해 기준 개별 공시지가는 ㎡당 187만 원이다. 임차인은 대부분 중고차 매매상사와 세차·경정비 등 부대시설 등이지만 케이카, 엔카 등 기업형 중고차 플랫폼부터 코오롱모터스(BMW), JB우리캐피탈 등 우량한 임차인들도 들어와 있다. 지난 2월 기준 임대율은 96.8%다.
시장에서는 국민차매매단지 부천점의 몸값이 약 1,000억 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도이치오토월드가 지난 2018년 평당 약 2,000만 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근에 인천계양 공공택지지구, 부천대장 공공택지지구 등 제3기 신도시가 개발 중인 점도 호재다.
다만 중고차 단지 특성상 임차인 대부분이 영세한 개인사업자인 만큼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부담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민차매매단지 부천점의 임차인 92.3%(84개 호실)는 중고차 매매상사와 딜러들이다. 대부분 2년 계약 후 자동 연장되지만 상사 면적 일부를 재임차하거나 개인 간 양수도 계약도 빈번하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안정적인 자산 운용이 필요한 리츠나 공모펀드에서 보기는 어려운 물건"이라며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보는 자산운용사나 기업이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중고차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6~2019년 국내 중고차 판매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22.9%로 신차 판매시장(3.1%)을 크게 앞질렀다. 특히 코로나19 여파가 확산한 지난해는 거래건수가 약 387만4,000건으로 전년 대비 26만 건(7.2%)이나 늘었다.
현대차 등 대기업들도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현대차는 계열사 글로비스를 통해 중고차 매입 전문 브랜드 '오토벨'과 중고차 경매장인 '오토옥션'을 운영 중이다. SK는 국내 카셰어링 업체 쏘카를 통해 중고차 판매 브랜드 '캐스팅'을 론칭했으며 쿠팡도 중고차 감정업, 자동차금융업 등 사업을 하는 '쿠릉'을 준비하고 있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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