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공매도의 부분 재개를 앞두고 되살아난 불안 심리에 지난주 코스피는 약세를 보였다. 3,200선을 넘었던 코스피가 3,140선대로 흘러내렸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매도가 증시의 강세 기조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번주부터 시작되는 5월에 ‘셀 인 메이(Sell in May)’ 대신 ‘스테이 인 메이(Stay in May)’의 자세를 주문하고 있다.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한국투자증권은 3,140~3,240, 하나금융투자는 3,130~3,230, NH투자증권은 3,150~3,250선을 제시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26.21포인트(0.83%) 하락한 3,147.86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월요일 코스피는 3,217.53에 마감하면서 3,200선을 탈환했지만 공매도 재개 불안 심리가 반영되면서 주 막판에는 3,140선까지 미끄러졌다. 전주 코스닥지수도 983.45에 마감하면서 국내 증시 전반이 힘을 쓰지 못했다.
이번주 시장의 관심은 역시 '공매도 재개’에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14개월 만에 다시 시작되는 공매도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으로 한정되며 투자 대상은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인 투자와 달리 주가가 떨어질수록 돈을 버는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조장한다’는 개인 투자자 중심의 원성이 거세지만, 고평가된 주식의 가격을 제자리를 돌려놓고 과열을 막을 수 있다는 순기능을 근거로 금융 당국은 재개를 결정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을 비하기 위해 당국은 개인의 접근성을 높이는 등 제도 손질도 마쳤다.
◇“영향 중립적” 공매도 낙관하는 증권가
위축된 개인들과 달리 증권업계에서는 공매도가 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공매도가 단기 수급 부담이 되는 것은 맞지만 다양한 성격의 외국인 자금의 국내 유입을 이끌어 내며 부정적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공매도가 금지됐다가 재개된 2009년 5월과 2011년 11월 당시 코스피지수의 1개월 수익률은 각각 1.8%, 0.6%로 공매도 재개와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1분기 상장사의 ‘깜짝 실적’ 발표가 이어지면서 실적 상향 조정도 반복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코스피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진단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3월 이후 코스피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45%, 5.41% 올라왔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서 1분기 실적을 공개한 기업들을 보면 예상보다 나은 수치를 발표하고 있어 하락보다 상승 쪽으로 지수가 기울 가능성이 높다”며 “공매도가 가능한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기업들은 이익 모멘텀이 강하기 때문에 단기 매도 압력에 노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공매도가 기본적으로 매도 행위라는 점에서 수급에 부담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외국인의 시장 참여 재개를 유도할 수 있고, 프로그램 차익 거래 매도 유인이 해소돼 대형주 수급 개선에 긍정적”이라며 “공매도는 시장의 추세적 흐름에 영향을 미칠 요인은 아니며 변동성 확대는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차잔고비율 높은 종목은 경계해야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만 개별 종목 차별화는 발생할 수 있다. 공매도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 종목은 대차잔고비율(대차잔고금액/시가총액)을 통해 가늠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무차입공매도가 허용되지 않는 국내 증시에서 대차잔고와 공매도 간의 연관성이 높다”며 “대차잔고비율이 상승한 업종 혹은 기업은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과거 한 달간 대차잔고비율이 1%포인트 이상 늘어난 종목은 씨젠, CJ CGV, 다원시스, 파트론, 헬릭스미스 등이었다.
대형주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우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례를 살피면 공매도 재개는 대형주의 상대 수익률을 개선했던 재료였다"며 “반도체·자동차 등 시가총액 상위주의 실적 추정치가 상향되고 있는 등 공매도 재개를 거치며 국내 증시의 무게 중심은 점자 대형주로 이동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양사록 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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