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주자들이 차례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경선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아직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은 나경원 전 의원과 주호영 전 원내대표의 결정에 야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홍문표·조해진 의원이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김웅·권영세·조경태 의원이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윤영석 의원은 6일 공식 출마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혔고 나 전 의원과 주 전 원내대표는 막판 고심 중이다. 주 전 원내대표 관계자는 이날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다음 주 초 주 전 원내대표가 출마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가 6~7일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를 여는 만큼 오는 10일을 전후해 출마를 공식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나 전 의원은 출마 여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한 여론조사 기관에서 실시한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나 전 의원이 1위를 기록하면서 출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야권 대선 후보가 된다면 영남 당 대표를 배출해 영남 지지를 끌어내야 한다는 충청권 의원들의 요구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원내대표가 영남 출신인데 대표도 대구·경북(TK)이라면 ‘도로영남당’ 이미지를 벗을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조경태 의원은 지난 3일 “당 대표가 되면 당을 개혁하고 외연을 확장해 정권을 창출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해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윤 의원은 지난달 28일 “젊고 역동적인 리더십으로 국민 통합과 범야권 통합을 통해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는 당 대표가 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또 김 의원은 “당 대표가 되면 윤 전 총장을 영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통합한 후 전당대회를 치르는 안은 이날 결국 무산됐다. 양당 대변인에 따르면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당대회를 마친 뒤 통합 논의가 가능할 것 같다는 뜻을 전달했다. 김 대표 대행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가 시급하다"며 "(통합 관련) 전당대회 출마자들의 의견이 정리되고 난 다음에 통합이 가시화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안 대표는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 상황을 잘 알고 있다”며 “전당대회 이전이든 이후든 지금이라도 통합에 응할 수 있다”고 답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