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치의 증거금이 모였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 증거금이 반환되며 81조원 중 절반 이상이 증시 주변에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내 증시가 공매도 재개 이후 고전하는 가운데 대기 자금이 지수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77조 9,018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일(58조 4,166억 원)보다 30%가량 늘어난 수치로 사상 최대 금액이다.
이날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 상품을 살 수 있는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68조 3,946억 원으로 전날(45조 4,265억 원)보다 50.6%가 늘었다. 이에 따라 투자자 예탁금과 CMA 잔액을 합친 금액은 전일보다 42조 4,532억 원 증가했다.
이는 SKIET에 몰렸던 자금이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실시된 SKIET의 공모주 청약에는 사상 최대인 80조 9,017억 원의 자금이 모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63조 원)보다 약 18조 원이 많았다. 3일에는 SKIET 증거금 81조 원이 환불됐고 이 중 절반이 넘는 52.4%의 금액이 증시 주변에 남았다.
업계에서는 증시 주변에 남은 대규모의 자금 유입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는 공매도 재개를 전후해 조정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공매도 재개 이후부터 양일간 개인과 기관투자가는 각각 4,684억 원, 286억 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투자가는 5,219억 원을 순매도하며 증시는 횡보장을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어린이날(5일) 주식시장이 휴장하며 공매도 이슈가 일정 부분 해소돼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최근 코스피가 대형주들의 실적 장세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우상향 기조를 이어왔고 공매도 이슈의 반영이 끝났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와 관련, 증시 주변에 남았던 대기 자금이 다시 증시로 유입돼 지수 상승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휴일로 인해 주식시장이 휴장하며 공매도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투자 여력이 큰 상황에서 주변 자금이 증시로 흘러들어와 지수가 상승하며 대형주·실적주 위주의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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