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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적립금까지 퍼주자는 與…10년전과 정반대

적립비율 30%→10% 법안 발의

중앙은행 자본 잠식 위기 모르쇠

순익 떼어 상생기금출연도 추진

"물가·고용 등 책임져라" 어거지도


코로나19 경제위기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역할이 부족하다고 비난한 정치권이 이번에는 한은의 법정적립 비율을 10년 만에 다시 10%로 낮추는 법안을 한 달 만에 또 내놓았다. 중앙은행 자본 잠식이라는 위기 상황에 대비해 쌓아두는 적립금에까지 손을 뻗친 것이다. 앞서 정치권은 물가와 금융에 이어 고용 안정까지 한은이 책임지고 국채 직매입으로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하라는 법안을 내면서 한은에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아울러 여당은 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영업자 손실보상제도 법제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7일 한은 법정적립 비율을 30%에서 10%로 낮추는 한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고 의원 등은 “최근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한은의 이익금을 과도하게 적립하기보다 가능한 한 세입으로 납부해 국민의 조세 부담 완화 및 경기 진작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법안 제안의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2월 같은 당 양경숙 의원도 한은의 법정적립 비율을 10%로 낮추고 순이익금의 일부를 상생협력연대기금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낸 바 있다.

한은은 현재 세후 순이익의 30%를 손실 보전 목적의 법정적립금으로 쌓은 뒤 임의적립금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를 정부 세입으로 납부한다. 문제는 한은의 순이익이 환율이나 국제금리 등 외부 요인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지금은 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 있지만 언제 최대 손실로 바뀌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적립금이 고갈돼 중앙은행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경우 통화정책 신뢰도 자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년 전에는 정반대였다. 당시 백재현 민주당 의원은 중앙은행의 신뢰성과 최적의 통화신용 정책 수립을 위해 한은의 법정적립 비율을 10%에서 30%로 높이도록 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용 목표에 국채 직매입까지 최근 한은에 대한 무리한 요구가 많아지고 있다"며 “한은이 전문성 있는 기관인 만큼 충분한 분석을 거친 뒤 법안을 내는 것이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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